영상“결혼 전 살 빠졌다고 좋아했는데”…드레스 계약서에 새로 생긴 ‘이 조항’, 안 보면 낭패
입력2026-05-05 01:45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 치료제 확산이 미국 웨딩드레스 산업의 공급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위고비·삭센다 등 약물로 단기간 대폭 감량하는 예비 신부가 늘면서 제작 일정과 재고 관리, 계약 구조 전반에 이전과 다른 방식의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결혼 플랫폼 졸라에 따르면 올해 결혼 예정인 1만1500쌍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10%가량이 체중 감량제를 복용 중이며 추가로 10%는 사용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과거에는 결혼 전 감량 폭이 5~10파운드(약 2~4.5㎏) 수준에 머물렀으나, 최근에는 15파운드 이상이 일반화됐고 수십 파운드를 줄이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문제는 웨딩드레스의 제작 구조에 있다. 상담부터 인도까지 통상 3~4개월이 소요되는 맞춤 제작 특성상, 그 기간 체형이 크게 변하면 완성된 드레스가 맞지 않는 상황이 빈번해진다. 이에 일부 매장은 계약 단계에서 “체중 감량제 복용으로 인한 사이즈 변화는 책임지지 않는다”는 면책 조항을 명시하는 방식으로 분쟁 예방에 나섰다.
구매 시점도 늦춰지고 있다. 과거 결혼 6~9개월 전에 드레스를 주문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1~2개월 전 구매가 뚜렷한 흐름으로 자리 잡는 추세다. 체형이 최종 확정된 뒤 주문하려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이로 인해 업체들의 재고 부담은 커지고 단기 제작·수선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미국 대형 웨딩드레스 업체 데이비즈브라이덜에서는 4주 이내 납품해야 하는 급행 주문이 최근 2년 사이 약 1.5배 늘었다. 회사는 수선 전문 인력 3000명 이상을 확보하고 초과근무를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 중이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허리 아래 실루엣이 퍼지거나 끈 조절이 가능한 구조 등 체형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스타일 추천이 늘고 있다. 그러나 감량 폭이 지나치게 클 경우에는 수선 자체가 불가능해 드레스를 새로 제작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WSJ는 이 같은 움직임을 일시적 유행이 아닌 구조적 전환으로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수요가 안정적이었던 산업이지만, 체중 변화라는 변수가 공급 방식 자체를 흔들고 있다”며 “재고 관리부터 고객 응대까지 운영 전반이 재편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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