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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하자니 피해액 2000원”…속타는 사장님

■‘좀도둑’에 영세상인 골머리

10만원 이하 소액 5년새 40% ↑

1만원 이하 절도도 2배 늘었지만

조사 과정·비용 부담에 신고 주저

무전취식도 작년 13만건 역대 최대

3高 이어지면서 생계형 범죄 증가

입력2026-05-04 17:42

경기도 수원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이 모(62) 씨는 최근 ‘좀도둑’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단골처럼 종종 방문하던 손님이 주문한 커피를 기다리는 사이 매대에서 2000원짜리 쿠키를 몰래 가져간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이 씨는 “CCTV 영상도 확보했지만 피해액이 2만 원도 되지 않는 것 같아 신고를 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원재료값이 올라 걱정이 큰 상황에서 이런 신고하기 애매한 절도까지 반복되니 장사를 접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토로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 현상’으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10만 원 이하 소액 절도와 무전취식 등 영세 자영업자를 겨냥한 소액 피해 사건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4일 서울경제신문이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만 원 이하 소액 절도 범죄 건수는 7만 4244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2020년 5만 3060건과 비교하면 약 40% 증가한 수치다. 특히 수천 원 단위의 초소액 절도도 늘고 있다. 지난해 1만 원 이하 초소액 절도는 2만 3403건으로 2020년 1만 2991건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소액 절도는 엄연한 범죄지만 피해액이 1만~2만 원에 그치는 경우 경찰 신고와 조사 과정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 부담이 더 크다. 이 때문에 피해를 보고도 신고를 포기하는 자영업자가 적지 않아 실제 소액 절도 규모는 통계보다 더 클 수 있다는 분석 또한 나온다.

서울 광진구에서 무인점포를 운영하는 A 씨는 “최근 몇몇 손님이 바코드를 찍는 척만 하고 실제로는 결제하지 않은 채 물건을 가져갔다”며 “고의성을 입증하기 어렵고 민사소송까지 가야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몇 천 원을 받자고 소송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무전취식 역시 증가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무전취식·무임승차 등 신고 건수는 13만 6835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관련 신고는 2020년 10만 5547건에서 2023년 12만 818건, 2024년 12만 9984건으로 꾸준히 늘어왔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장기화와 무인점포 증가가 소액 피해 범죄 확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고물가가 이어지며 한 끼를 해결하기 어려운 취약 계층이 늘어난 데다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무인점포가 빠르게 늘면서 소액 절도에 노출되는 자영업자도 많아졌다는 것이다. 무전취식의 경우 처벌 수위가 상대적으로 낮아 재범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생계형 범죄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무인점포가 늘어난 것도 소액 절도 증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경찰 행정력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효율적인 대응 체계를 마련하는 동시에 무인점포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방범 시스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채 의원 또한 “절도 규모가 소액일지라도 소상공인들이 체감하는 피해는 크다”며 “생계형 범죄와 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촘촘한 사회 안전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난해 전북특별자치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북도 국정감사에서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전북특별자치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북도 국정감사에서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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