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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석 미만 빠진 방화막 의무화…대학로 소극장 안전 여전히 ‘빈틈’

‘방화막 설치대상 확대’ 공연법 개정안 공포

지난달 대학로 소극장서 경보기 오작동 잇따라

대피 안내 지연에 ‘안전불감증’ 논란 확산

“소극장, 대피 교육·현장 대응 강화해야”

입력2026-05-04 17:45

지면 19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소극장들이 밀집해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남소정 기자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소극장들이 밀집해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남소정 기자

공연장 방화막 설치 의무 대상이 확대되는 등 안전 규제가 강화되고 있지만 대학로 소극장은 여전히 제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0석 미만 소극장은 비용과 공간 문제로 설비 중심 규제를 일괄 적용하기 어려운 만큼 현장 대응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일 공연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방화막 설치 의무 대상을 300석 이상 공연장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공연법 일부개정 법률안이 공포됐다. 현행법상 방화막 설치 의무 대상은 1000석 이상의 국공립 공연장으로 한정돼 있다. 대피 출구가 적은 중간 규모 공연장의 화재 위험을 고려해 규제 대상을 넓힌 것이다. 하지만 대학로 공연장의 상당수는 200석 이하 규모여서 개정안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최근 서울 종로구 동숭동의 한 극장에서 잇따라 발생한 화재경보기 오작동은 이 같은 사각지대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해당 극장에서는 지난달 7일과 9일 공연 도중 화재경보기가 울리며 공연이 중단됐다. 실제 화재는 아니었지만 즉각적인 대피 안내가 이뤄지지 않아 관객 혼란이 커졌다. 당시 X(옛 트위터)에는 소방차와 구급차가 출동한 모습이 공유되기도 했다. 제작사는 “소방 점검 결과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동일한 상황이 재차 발생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예매자 전원에게 환불을 진행했다.

화재경보기 오작동 및 대피 지연 사태에 대한 제작사의 입장문. 엠제이스타피시 X 캡처
화재경보기 오작동 및 대피 지연 사태에 대한 제작사의 입장문. 엠제이스타피시 X 캡처

공연장 측 관계자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연기 효과 장치에서 나온 연기를 감지기가 인식해 경보가 울렸다”며 “시스템이 정상 작동하는 과정에서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작동 상황에 대한 매뉴얼 공유가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다”며 “현장 스태프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행정 당국은 정기 점검을 통해 대응 체계를 살피겠다는 입장이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오작동 이후 현장을 점검했으며 매년 상·하반기 소방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며 “소화기 작동 여부와 경보기 오작동 가능성 등 소방시설 전반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실제 화재가 아닌 경우에도 관객이 밀집한 공연장에서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채진 목원대 소방안전학부 교수는 “화재가 아닌 상황에서 경보가 울리는 ‘비화재보’라도 좁은 공간에 관객이 몰려 있으면 대피 과정에서 넘어짐이나 압사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대형 공연장은 방화막 등 설비 확충이 가능하지만 300석 미만 소극장은 비용 부담이 커 일괄 규제에 한계가 있다”며 “출입구 대피 유도, 안내 방송, 스태프 역할 분담 등 현장 대응 훈련을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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