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인상 고민할 때”, 최적 타이밍이 관건이다
입력2026-05-05 00:05
지면 23면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금리 인하를 멈추고 인상하는 것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유 부총재는 3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요인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금리 인상에 부담이 되는 성장 하방 압력 우려가 반도체 호황과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이란 전쟁 초반 때의 예상보다 되레 줄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반면 물가는 석유 최고가격제 등 정부의 강력한 안정책에도 불구하고 상승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올리면서 인플레이션 경고음을 높이고 있다.
유 부총재의 ‘금리 인상’ 언급은 신현송 한은 총재 대신 참석한 ADB 연차총회 현장에서 기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유 부총재가 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의 일원이라는 면에서도 한은이 금리 인상 신호를 보낸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근래 금통위원이 공개적으로 금리 인상을 언급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시장에서는 이달 열릴 한은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2.5%로 7회 연속 동결했다. 그러나 오랜 저금리와 경기 부양책으로 시중에 돈이 넘치면서 부동산 가격과 물가가 치솟는 부작용을 더는 방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급격한 금리 인상은 실물 경기에 찬물을 끼얹고 가계·기업의 부채 상환 부담은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 당장 큰돈을 빌려 부동산과 주식을 사들인 ‘부동산 영끌’과 ‘주식 빚투’에 미칠 파장이 걱정이다.
중앙은행으로서 물가 및 금융시장 안정 등을 주요 책무로 하는 한은은 금리 인상의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성장 둔화를 막을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을 찾아야 한다. 가뜩이나 어려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이 급격히 늘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비정상적 투기와 과도한 거품은 걷어내되 기업과 실수요자의 정상적 경제활동은 차질을 빚지 않도록 예측 가능하고 정교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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