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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자금 소요 커진 한화, ‘2.6兆’ 고려아연 지분 제값 받고 팔까 [시그널INSIDE]

한화솔루션 유증 또 제동

지분 팔면 곧바로 현금 확보

처분 방식은 주요 변수 될듯

할인율 높일 수록 손실 커져

입력2026-05-06 06:00

수정2026-05-06 10:55

서울 중구 한화그룹 본사. 연합뉴스
서울 중구 한화그룹 본사. 연합뉴스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 계획이 차질을 빚으며 자금 조달 계획이 틀어지고 있는 한화그룹이 비핵심 자산인 고려아연 지분 처분을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설지 재차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한화그룹이 손쉽게 자금을 확보하면서도 기존 고려아연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지난달 실행된 ‘최윤범 회장-메리츠-베인캐피털’ 간 거래와 유사한 기법을 활용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지분을 특정 투자사에 매각해 조 단위 현금을 확보하되, 주주간계약을 통해 의결권은 한화(최윤범 회장 측 우군)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은 시가가 2조 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화는 고려아연 주식 23만 8358주(지분율 1.1%), 한화임팩트는 37만 3820주(1.8%), 한화파워는 99만 3158주(4.8%)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한화그룹이 가진 지분율 7.7% 상당의 고려아연 주식은 4일 종가 기준 2조 6071억 원으로 일부를 처분해도 조 원 단위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이처럼 막대한 규모의 자산은 자금 확보 계획에 다소 차질을 빚고 있는 한화그룹에 즉각적인 유동성을 공급할 방안으로 거론된다. 특히 한화가 고려아연 지분은 넘기되 경영권 방어용 의결권은 유지하는 전략적 매각 구조를 짤 것이란 관측에 시선이 쏠린다. 지난달 베인캐피털이 고려아연 지분을 메리츠증권에 넘기면서 최윤범 회장 측에 의결권을 몰아준 사례와 비슷한 구조를 짤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화그룹 전반의 자금 소요는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솔루션은 3월 신규 투자 등을 목적으로 2조 4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가 여론 반발과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로 발행 규모를 1조 8000억 원으로 줄였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또다시 금감원의 정정 요구를 받아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증 규모 축소로 부족해진 6000억 원은 투자자산 유동화와 자본성 조달 등 자구책을 동원해 마련할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해외 생산능력 구축 △합작법인(JV) 설립 △스마트 팩토리 구축 등을 목적으로 2조 9188억 원 규모의 역대 최대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자본시장에서는 한화그룹이 현재 영업에 직접적으로 쓰이지 않는 고려아연 주식을 시장에서 처분하는 것이 지분 희석 논란이 불가피한 유상증자보다 합리적인 선택지라고 본다. 지분 매각을 선택하면 분할 장내매도보다는 시간외 블록딜 방식을 택하는 것이 유력하다. 고려아연은 시가총액이 30조 원을 넘어 주가 하락 없이 8%가량의 지분을 장내에서 처분하는 작업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블록딜을 실시하면 일반적으로 전날 종가를 5%가량 할인해 복수의 기관투자자에게 주식을 나눠 팔게 된다.

문제가 되는 것은 특정 기업·기관·증권사 등 제3자와의 개별 거래로 대규모 할인 매각에 나서는 경우다. 최근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털이 2%의 고려아연 지분을 메리츠증권에 매각하며 가격을 약 10% 할인한 것을 고려하면, 지분 8%를 가진 한화그룹 측이 제시해야 하는 할인율은 10%를 웃돌 수 있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의 고려아연 지분은 시가로 2조 원을 웃돌기 때문에 가격 등락 리스크를 떠안는 매수자 측이 큰 폭의 할인 없이는 이를 받기 어렵다”며 “증권사가 매수자로 나설 경우 내부 컴플라이언스(준법 감시) 정책상 할인율이 15%는 되어야 거래가 성사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에서는 한화그룹이 일반적인 블록딜 대신 제3자 매각을 선택해 재산상 손실을 보게 되면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십 곳의 기관 투자자에게 분할 매각해 할인 폭을 줄일 수 있는 유력한 대안이 있음에도 제3자와의 개별 거래로 소유 자산을 대폭 할인 매각해 손실을 보면 주주들이 반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 측이 일반적인 블록딜 방식 대신 제3자 매각을 선택할 합리적 이유는 없어 보인다”며 “재산 손실을 감수하면서 제3자 매각을 선택하면 법적 리스크가 생길 수 있어 보편적인 방식으로 시장에서 지분을 처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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