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15弗까지 찍어…IMF 총재 “125弗땐 개도국 침체”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6
올 세계 성장률 3.1%에서 추가 하향 시사
게오르기에바 총재 “아프리카 침체 가능성”
해협 봉쇄 장기화에 미중보다 신흥국 고통
마이크 워스 “최악의 시나리오 고려해야”
올해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6’에서는 미국 경제가 막대한 인공지능(AI) 투자에 기대 성장하는 사이 개발도상국은 중동 전쟁으로 심각한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주요 정유사와 국제기구는 글로벌 원유 재고량이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며 각국이 소비 절제를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4일(현지 시간) 콘퍼런스 패널로 등장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전쟁이 내년까지 이어지고 유가가 배럴당 125달러 이상 수준에 머문다면 결과가 훨씬 더 나빠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브렌트유는 배럴당 114~115달러 선까지 도달한 상태다. 지난달 IMF가 세계경제 전망을 발표하면서 중동 사태가 단기로 끝날 경우를 가정해 올해 세계 성장률 예상치를 3.3%에서 3.1%로 내려잡았지만 더 내려갈 수 있다는 뜻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비료 가격이 1년 만에 30∼40% 상승했고 이는 곧 식품 가격을 3∼6% 오르게 할 것”이라며 “미국이나 중국은 버틸 수 있겠지만 재정 능력이 없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은 깊은 경제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공급이 줄면 수요도 줄어야 하는데 정책 입안자들이 마치 전쟁이 금방 끝날 것처럼 소비를 유도하고 있다”며 “에너지 취약 국가들이 반드시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거대 정유 회사인 셰브런의 마이크 워스 최고경영자(CEO)도 유가 상승 압력이 거세지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워스 CEO는 “중동 사태 초기에는 원유 재고 수준이 높아서 공급 충격을 흡수했으나 이제 그 완충재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며 “언론이 인용하는 브렌트유 선물 가격보다 실제 현물의 값은 훨씬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소비를 줄이라’는 신호를 주지 못하면 ‘가격 상한제’를 도입해도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미국 최대 에너지 기업인 엑손모빌과 셰브런은 중동 지역 생산량 급감으로 올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 37%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그룹인 PwC의 모하메드 칸데 글로벌 회장은 “미국과 유럽의 소비자들은 가스비만 걱정하지만 글로벌 사우스(남반구와 북반구 저위도에 위치한 신흥국·개발도상국)에 에너지는 생존의 문제”라며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의 공장들은 전력 공급 자체가 위태로워지고 제조 업체들은 40% 더 늘어난 에너지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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