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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선박 폭발에 “작전 참여 때 됐다”며 압박 나선 트럼프

입력2026-05-06 00:05

수정2026-05-06 00:05

지면 31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백악관에서 열린 중소기업 초청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백악관에서 열린 중소기업 초청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호르무즈해협에 정박 중이던 우리 선박에서 4일 갑작스러운 폭발 및 화재가 발생했다. 공교롭게도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로 고립됐던 제3국 민간 선박을 탈출시키기 위한 미국의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 첫날에 벌어진 일이다. 우리 정부는 피해 선박 ‘나무호’를 인양해 정확한 원인부터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 사고를 ‘호르무즈 해방’에 반발하는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규정하고 “한국도 작전에 합류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선박이 공격을 당했으니 이제 한국군도 미군이 주도하는 선박 보호∙호위 작전에 참여해야 한다고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정부가 사고 원인 검증에 주력하는 신중한 태도를 고수하면서 한편으로는 군사작전 참여 여부를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바람직한 처사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마냥 시간을 끌 수는 없다. 조사 결과 이란 측의 공격이 확인될 경우 군사작전 참여를 거부할 명분은 사라진다. 미국의 작전 참여 요구를 끝내 거부할 경우 한국을 콕 집어 압박한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 등 유럽 동맹국들에 그랬듯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꺼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고 섣불리 군사작전에 동참하면 호르무즈해협에 갇힌 26척의 우리 선박과 선원들의 안전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한국이 이란과 군사적 대결을 피하고 “신중한 균형 잡기를 시도했다”는 이란 매체의 논평은 우리 정부의 대응에 또 다른 압박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호르무즈 해법은 더 복잡해졌고 중동 전쟁의 불확실성도 커졌다. 미국의 호르무즈 군사작전으로 미∙이란 휴전이 붕괴될 위기에 놓인 가운데 이란은 아랍에미리트(UAE)에 대한 공습을 재개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전쟁 장기화로 세계경제의 “부정적 시나리오가 현실화했다”며 경기 침체와 공급망 충격을 경고했다. 한미 동맹을 공고화하면서 국민 안전과 국익을 지켜내는 고차방정식을 풀기 위해서는 긴밀한 대미 소통과 국제법에 기반한 국제 공조, 장기전에 대비한 대책 마련이 필수다. 정부의 냉철한 판단과 정교한 외교 전략, 치밀한 대응 시나리오 가동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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