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韓처럼 잘한 나라 없다”…구윤철, 최고가격제 유지 시사
입력2026-05-06 12:00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중동 전쟁이 한국 경제의 임계점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올해 경제성장률 2.0%를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유가 급등에 대응하기 위한 석유 최고가격제도 유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구 부총리는 5일(현지 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열린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동행기자간담회를 갖고 성장률 전망 수정 여부를 묻는 질문에 “여러 가지 중동 상황의 변동이 크기 때문에 성장률을 전망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면서도 “당초 약속한 2.0%는 어쨌거나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ADB 연차총회를 계기로 열린 아세안+한중일(ASEAN+3)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했다. 중동 에너지 충격을 논의하기 위해 역내 주요국 장관급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동 전쟁은 이미 국내 경제 현안을 넘어 안보 변수로 확산하고 있다. 전날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선박 화재가 발생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 개입을 촉구하면서 한국 정부도 에너지 가격과 공급망, 안보 대응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구 부총리는 이에 대해 “화재 원인을 파악 중이고 안보 부처에서 대응할 것”이라며 “제가 섣불리 언급하면 혼선이 될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정부는 중동 전쟁 장기화 충격이 본격화하는 시점을 3개월 안팎으로 보고 있다. 구 부총리는 “3개월 정도까지는 봤는데 지금 거의 3개월이 됐다”고 말했다. 전쟁 충격이 성장률과 물가, 재정 부담을 동시에 압박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당장 성장률 목표를 낮출 단계는 아니라고 봤다. 구 부총리는 “반도체 호황과 주식시장 상황이 좋아 세수 상황도 좋다”며 “유류세와 경유·휘발유 가격 상승, 그에 따른 파생 물가 상승은 예의주시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석유 최고가격제에 대해서는 중동 사태 안정 전까지 유지 가능성을 시사했다. 구 부총리는 “가장 중요한 것은 중동 전쟁 상황이 얼마나 빨리 달라지느냐에 달려 있다”며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가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여러 정책을 조합해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구 부총리는 전날 긴급하게 성사된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 면담 결과도 거론했다. 그는 “IMF 부총재가 한국이 굉장히 모범적으로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며 “이렇게 잘하는 나라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이 유가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반면 한국은 최고가격제 등으로 경유·휘발유 가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IMF 평가를 최고가격제와 정책 공조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활용한 셈이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데 대해서는 “금융통화위원회가 경제 상황과 시장 상황을 반영해 결정할 것”이라며 “필요하면 정책 공조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이 긴축으로 움직이면 재정당국이 재정으로 취약계층과 건설투자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 분담 구도다. 구 부총리는 “취약계층 어려움에 대해 1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지원했고 세수 상황이 좋아 국채 1조 원을 갚는 추경을 했다”며 “앞으로도 한은, 금융위원회, 기획예산처와 촘촘히 공조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2차 추경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구 부총리는 “현재는 1차 추경 집행에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라며 “26조 2000억 원 규모의 추경을 빠르게 집행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성장률 2.0% 사수와 금리 인상 공조를 동시에 언급하면서도 추가 재정 투입에는 거리를 둔 셈이어서 정책 조합의 실체는 다소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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