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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에서 회복력으로…중동 위기가 바꾼 아시아 개발금융 의제

제 59차 ADB 연차 총회 폐막

입력2026-05-06 05:30

칸다 마사토(오른쪽)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가 3일(현지 시간) ADB 연차총회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취재진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마르칸트=김혜란 기자
칸다 마사토(오른쪽)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가 3일(현지 시간) ADB 연차총회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취재진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마르칸트=김혜란 기자

간다 마사토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가 중동 분쟁을 “글로벌 질서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로 규정하며 아시아의 구조적 취약성을 줄이기 위한 7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청사진을 내놨다.

6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폐막한 제59차 ADB 연차총회는 중동발 충격을 계기로 ADB의 역할이 개발금융을 넘어 역내 인프라·에너지·공급망 전략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공식화한 자리였다. 총회 기간 제29차 ASEAN+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와 제26차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도 함께 열렸다. IMF 총회에 맞춰 G20 장관회의가 열리는 구조와 유사하게, ADB 총회는 아시아 재무 트랙의 핵심 조율 공간으로 기능했다.

간다 총재는 “특정 공급망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불러온 비용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며 “세계는 단순히 비용을 줄이는 효율성의 시대를 지나 회복력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SEAN+3 공동성명도 중동 갈등 고조로 역내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 압력이 커졌다고 평가하며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위한 협력 방침을 재확인했다.

ADB가 제시한 청사진의 양대 축은 범아시아 전력망(PAGI)과 아시아·태평양 디지털 고속도로다. 전력망에 500억 달러, 디지털 고속도로에 200억 달러를 각각 배정한다. 전력망은 약 2만 2000km 송전선 연결과 재생에너지 20GW 통합을 목표로 하며, 디지털 고속도로는 2035년까지 6억 5000만 명에게 혜택이 돌아갈 전망이다. 다만 700억 달러는 민간자본을 포함한 전체 조달 목표치다. ADB가 직접 집행자보다 민간투자를 끌어들이는 촉진자 역할을 자임한 것도 그런 맥락이며 자본 효율화와 레버리지 확대는 최근 수년간 다자개발은행(MDB) 전반의 공통 과제이기도 하다.

에너지 충격에 대한 즉각 대응은 일본이 맡았다. 약 100억 달러 규모의 ‘POWERR Asia’는 정책금융·민간금융을 결합해 동남아 국가의 원유 조달을 지원하는 체계다. ASEAN+3 공동성명과 한중일 공동메시지 양쪽에 환영 표현이 동시에 담기며 다자 공인을 받았다. 한국·중국이 서명한 두 문서에 모두 이름을 올린 것은 일본으로서는 적지 않은 외교적 성과다.

금융 방어선 설계는 한국이 주도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ASEAN+3 2400억 달러 규모의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를 IMF에 준하는 납입자본(PIC) 기반 상설 기금으로 전환하는 로드맵이 공식 승인됐다. 법인 설립 원칙 4개 가운데 3개에 합의했고, 한국은행·말레이시아 중앙은행 공동의장 체제의 기술실무그룹(TWG)이 나머지 설계를 맡는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PIC 전환이 역내 금융안전망의 신뢰성·가용성·대응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2027년 ASEAN+3 공동의장국과 TWG 공동의장을 겸하며 이 의제를 계속 주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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