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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나무호 화재에 “한국도 호르무즈 작전 합류할 때”…정부 “원인 규명 먼저”

트럼프 “이란, 韓 화물선 등 몇 차례 발포”

한국 선원 6명 포함 24명 모두 무사 확인

두바이항 예인 후 본격 사고 원인 조사 착수

입력2026-05-06 06:30

수정2026-05-06 06:30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이던 HMM 운용 선박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한 지 이틀째인 5일 오후 HMM 선박 종합상황실이 있는 부산 중구 HMM 오션서비스 모습.  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이던 HMM 운용 선박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한 지 이틀째인 5일 오후 HMM 선박 종합상황실이 있는 부산 중구 HMM 오션서비스 모습. 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에서 HMM 소속 나무(NAMU)호의 폭발·화재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공격 주체로 지목하며 호르무즈 해협 개방 작전 동참을 한국에 거듭 요구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사고 원인을 단정하지 않은 채 피해 선박을 인근 항구로 예인한 뒤 본격 조사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이란은 ‘해방 프로젝트’ 작전과 관련한 선박 이동 문제와 관련해 한국의 화물선 등 무관한 국가들을 향해 몇 차례 발포했다”며 사고 책임을 이란에 돌렸다. 이어 “한국도 이 작전에 합류할 때가 된 것 같다”며 호르무즈 해협 개방 작전 가세를 직접 요구했다. ‘해방 프로젝트’는 미국이 중동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에 묶인 외국 선박들의 탈출을 지원하기 위해 가동한 작전이다.

반면 우리 정부는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다. 폭발과 화재의 정확한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예인 이후 조사를 통해서만 결론을 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기조는 사고 원인이 몰고 올 외교적 후폭풍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대로 이란의 공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미국과 이란 양측을 동시에 상대해 온 정부의 외교적 입지는 좁아지고 호르무즈 파병 압박 또한 한층 거세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미국과 이란 그리고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쿠웨이트·카타르·바레인·오만)과 관련 정보를 공유하며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며 다각적 외교 채널 가동을 강조했다.

해양수산부 등 관계 부처에 따르면 사고가 난 중소형 벌크 화물선 나무호는 화재 진압을 마친 상태이며 가까운 두바이항으로 예인하는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선박에는 한국 국적 6명을 포함한 24명의 선원이 타고 있었으나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고 진화 이후 추가 손상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자력 항행 가능 여부가 확실치 않아 예인 후 손상 점검과 수리, 본격적인 사고 원인 조사가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청와대는 이날 강훈식 비서실장 주재로 호르무즈 해상 선박 화재 점검 회의를 열고 HMM의 자체 조사와 별도로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조사관과 소방청 감식 전문가를 현지에 즉시 파견하기로 했다. 예인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원인 규명까지는 수일이 더 소요될 것으로 청와대는 보고 있다.

한편 사고는 3일(한국시간) 오후 8시 40분께 발생했다. 미국이 ‘해방 프로젝트’를 가동한 시점과 맞물린다.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이던 나무호는 기관실 좌현 부근에서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고 선원들은 이산화탄소를 분사해 약 4시간에 걸쳐 진화 작업을 벌였다.

사고 직후 정부는 인근 해역의 한국 선박들에 안전 지대로 이동할 것을 지시했고 아랍에미리트(UAE) 앞바다에 정박 중이던 한국 선박들은 카타르 인근 해역으로 항로를 바꿨다. 걸프 해역(페르시아만) 안쪽으로 한 발 더 들어간 셈이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한국 선박은 모두 26척, 외국 국적 선박 탑승자를 포함한 한국인 선원은 16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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