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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산재 4년 새 90% 폭증…“밤샘 근무에 판단력 마비”

■코레일·서교공 산재 동반 증가

서교공 56건→107건, 코레일 105건→124건

관제사 “3조 2교대 체제 한계” SNS 고발 파문

구로역·청도 잇단 사망사고에도 인력 충원 ‘제자리’

입력2026-05-06 06:00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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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관제사의 과로 문제가 공론화되는 가운데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서울교통공사 등 국내 주요 철도 운영 기관의 산업재해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구로역 충돌 사고로 2명이 숨지고, 지난해 경북 청도에서 또다시 선로 작업자 2명이 목숨을 잃는 등 중대재해가 잇따랐지만 현장의 안전 여건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인력 부족과 과도한 교대 근무가 맞물리면서 안전관리 체계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는 요구가 힘을 얻고 있다.

6일 서울경제신문이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근로복지공단에서 입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산재 승인 건수는 2021년 56건에서 지난해 107건으로 4년 만에 90% 가까이 급증했다. 코레일도 같은 기간 105건에서 124건으로 약 18% 불어났다.

물론 산재 통계 증가에는 출퇴근 재해 인정 범위 확대, 업무상 질병 판정 기준 완화 등 제도 변화의 영향도 있다. 그러나 현장 종사자들은 상습적인 야간·교대 근무와 만성 인력난, 높은 업무 강도가 복합적으로 쌓인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달 24일에는 한 철도교통관제사가 X(옛 트위터)에 올린 근무 환경 고발 글이 급속히 퍼지며 여론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코레일 관제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 작성자는 “3조 2교대 체제에서 밤샘 근무가 반복돼 수면 장애가 일상이 됐고, 새벽 시간대에는 정상적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상태에 이른다”며 “전국 열차 운행을 지휘하는 관제사가 이런 상태로 근무하면 판단 실수 하나가 대형 참사를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대형 사고를 겪고도 안전 인력 증원 등 근본 처방이 제자리걸음이라는 점이다. 2024년 서울 지하철 1호선 구로역에서는 선로 점검 차량과 보수 작업 차량이 충돌해 코레일 직원 2명이 사망했다. 이듬해인 지난해에는 경북 청도군 경부선 철로에서 무궁화호 열차가 작업 중이던 근로자 7명을 치어 2명이 숨지는 참사가 재발했다. 코레일은 사고 이후 낮 시간대 선로 작업을 열차가 다니지 않는 심야로 옮기는 등 대응책을 내놓았으나, 현장에서는 충분한 인력 보강 없이는 땜질에 불과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코레일 노조 관계자는 “구로역·청도 사고를 계기로 노사 합동 안전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개선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2009년 이후 5000명에 달하는 정원 축소의 후유증이 지금까지 해소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최근 주목받은 관제 부문뿐 아니라 선로 유지·보수 현장직 등 모든 직군에 걸쳐 안전 인력을 시급히 채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같은 인력 부담은 코레일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산재 증가율이 특히 두드러진 서울교통공사는 전국 도시철도 운영 기관 중에서도 직원 1인당 수송 부담이 유독 무겁다. 2024년 지방 공기업 경영 공시 자료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 인력은 서울·부산·대구·인천·대전·광주 등 도시철도 운영 기관 전체 직원의 61%를 차지하지만, 이들이 감당하는 수송량은 전체의 78%에 이른다. 인원 대비 수송 규모가 압도적으로 큰 만큼 현장 피로도와 사고 위험이 구조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출퇴근 재해 전면 적용, 업무상 질병 인과관계 인정 기준 완화 등 제도 변화로 산재 신청·승인 건수가 동반 증가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미한 부상이라도 숨기지 않고 보고·치료하는 문화를 뿌리내리고 있으며, 작업 전 안전점검회의 의무화와 직업성 질병 예방 건강 증진 프로그램 확충 등으로 안전한 근무 현장을 조성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코레일 역시 현장 안전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코레일 관계자는 “인공지능(AI) 기반 첨단 감시 시스템 구축과 작업 공정 기계화를 통해 사람의 실수와 피로에 따른 사고를 줄여나가고 있다”며 “철도 현장 곳곳에서 안전한 작업 행동과 환경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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