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 병원체·노출만 가능”… 질병청, 코호트격리 절차 법제화
질병청, 감염병예방법 시행령 개정
보건소 신고→지자체 결정→통보 절차 명문화
전문가 자문기구 근거 마련…“과한 방역조치 방지”
입력2026-05-06 09:29
정부가 감염병 확산 시 시행되는 공동격리(코호트격리)의 기준과 절차를 법령에 명시했다. 동일 병원체에 감염됐거나 동일 수준으로 노출된 경우에만 공동격리를 허용하고, 지방자치단체의 관리·감독과 전문가 자문 절차도 의무화해 방역 과정에서의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질병관리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6일 시행됐다고 밝혔다.
공동격리는 감염병 환자나 감염 의심자를 동일 공간에 함께 격리하는 조치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요양병원·시설 등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시행됐지만, 과도한 격리와 인권 침해 논란도 제기돼왔다. 이번 개정은 공동격리의 적법성과 절차를 명확히 규정하기 위해 마련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동격리는 ‘동일한 감염병 병원체에 동일한 수준으로 감염된 환자’ 또는 ‘동일 수준으로 노출된 감염병 의심자’에 한해 시행할 수 있다. 1인 격리실 부족 등으로 개별 격리가 어려운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절차도 구체화됐다.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장이 공동격리 개시·해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관할 보건소장에게 즉시 신고해야 한다. 이후 보건소장은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보고하고, 지자체장이 공동격리 시행 여부를 결정한 뒤 질병관리청장과 보건소 등에 통보하도록 했다. 공동격리 기간은 사유 발생 시점부터 해소 시점까지로 규정했다.
정부는 공동격리 필요성과 적법성을 검토하기 위한 전문가 자문 절차도 마련했다. 시장·군수·구청장 등은 감염병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기구를 운영할 수 있으며, 공동격리 시행 및 해제 과정에서 의견을 들을 수 있다.
또 공동격리 시행·해제 과정의 신고·보고·통지 절차는 정보시스템을 활용해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질병청은 이번 제도 정비가 감염병 대응 과정에서의 인권 보호 강화와도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공동격리 대상자와 보호자에게는 격리 통지서가 발급되며, 종료 후 요청 시 해제 사실 확인서도 제공된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개정을 통해 공동격리의 원칙과 절차를 보다 명확히 규정하게 됐다”며 “국민 건강을 보호하면서도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는 감염병 대응체계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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