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메모리·파운드리 쌍끌이 체제 갖춘다…테슬라·엔비디아·애플 잇단 러브콜
메모리 이어 파운드리 성장 시동
애플, 아이폰 등 두뇌칩 생산 논의
그록 LPU·테슬라 AI6 잇단 수주
메모리도 내년도 물량 입도선매
시장 기대에 장중 26만원 첫 돌파
입력2026-05-06 11:02
삼성전자(005930)가 메모리 호황으로 올해 유례없는 실적을 거둔 데 이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까지 본격적으로 성장시킬 발판을 마련했다. 메모리와 파운드리 모두 안정적으로 실적을 견인하는 이른바 ‘쌍끌이 체제’를 갖춤으로써 반도체 사업의 고공행진을 당분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주가 역시 사상 처음으로 26만 원을 넘으며 시장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6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미국 텍사스주의 삼성전자 테일러 팹(공장)을 방문해 아이폰 등 주요 기기용 첨단 칩의 생산 협력을 논의했다. 아이폰 A 시리즈와 아이패드·맥북 M 시리즈 등 애플 기기의 핵심 부품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두뇌칩) 생산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맡을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애플은 업계 최고 성능의 AP를 자체 개발하며 까다로운 기술적 요구 조건 탓에 생산도 업계 1위인 TSMC에 전량 맡기고 있다. 양사 협력이 현실화한다면 삼성전자가 TSMC의 일부 물량을 가져옴으로써 파운드리 사업의 성장세를 한층 강화할 수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앞서 2023년 수율 문제로 자사 칩 ‘엑시노스 2023’ 생산도 포기하는 일도 겪었지만 이후 선단공정 도입 경쟁에 대응하며 기술력을 다시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오스틴 팹에서 아이폰용 이미지센서(CIS) 생산도 맡았다. 또 엔비디아가 최근 공개한 신형 AI 칩 ‘그록3 언어처리장치(LPU)’ 생산을 수주해 하반기 양산을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테슬라와도 23조 원 규모의 자율주행 칩 ‘AI6’ 생산 계약을 체결하며 주요 글로벌 빅테크로부터 수주 성과나 관련 협력에 잇달아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1분기 실적발표에서 “파운드리는 비수기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으나 고성능 컴퓨팅 시장 중심으로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며 “2분기 선단공정 제품의 수요 증가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며 하반기에는 LPU 신제품 양산 등을 통해 두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과 손익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증권사들의 전망도 비슷하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26조 원으로 줄었던 파운드리·LSI 사업 매출이 올해 30조 6000억 원으로 반등하고 영업 적자도 7조 6000억 원에서 4조 5000억 원 수준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DS) 부문의 또다른 축인 메모리 성장세도 견고하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적자로 알려진 파운드리·LSI 실적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사업 주도로 DS 영업이익 53조 7000억 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50배 가까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과 비교해도 2배를 넘는 규모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D램 시장 1위 경쟁력을 앞세워 주력 제품 판매를 크게 늘렸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도 업계 최초로 엔비디아 ‘베라 루빈’용 차세대 제품인 HBM4를 양산 출하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내년도 제품 HBM4E의 샘플 공급을 통해 주도권 확보를 꾀한다.
내년에도 메모리 품귀가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공급 부족을 우려한 고객으로부터 내년 (메모리) 수요가 미리 접수되고 있다”며 “현재 접수된 수요만으로도 내년 수요과 공급 격차가 심화할 것”이라고 했다. 회사는 그러면서 “당분간 메모리 시장에 성장 모멘텀은 AI향 수요가 이끌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평택과 테일러 등 팹 증설 투자를 통한 공급 점유율 확대도 추진 중이다. 증권사들은 메모리 고성장과 파운드리 실적 개선으로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약 33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기대에 시장도 반응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개장 직후 12.26% 오르며 사상 처음 26만원을 돌파했다. 교보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33만 원까지 올렸다. 교보증권은 HBM과 낸드까지 퍼지는 메모리 수요 강세를 근거로 들며 “HBM4 12단 출하 확대와 1c나노 공정 전환으로 제품 믹스 개선이 가속화하고 장기공급계약(LTA) 확대와 HBM4 본격화가 실적 가시성과 지속성을 동시에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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