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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퓨처 셀프’를 만드는 부모의 힘 [서대천의 현장 오성교육]

서대천 (사)세계청소년문화육성협회 이사장

입력2026-05-06 13:43

서대천

서대천

(사)세계청소년문화육성협회 이사장

자녀의 ‘퓨처 셀프’를 돕는 부모를 묘사한 AI 이미지.
자녀의 ‘퓨처 셀프’를 돕는 부모를 묘사한 AI 이미지.

혹시 부모인 우리는 자녀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 학원 하나를 더 보내고, 성적 한 줄에 마음이 무너지고, 남들보다 늦을까 불안해하며 자녀의 하루를 빈틈없이 채운다. 그러나 어느 순간 우리는 멈춰 서서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지금 내 자녀를 단지 ‘잘하는 아이’로 키우고 있는가, 아니면 ‘바르게 살아갈 아이’로 세우고 있는가.

많은 부모가 최선을 다하지만 최선의 노력이 언제나 바른 방향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자녀의 미래를 위해 애쓴다고 하면서도 정작 아이의 중심, 태도, 가치관, 존재의 방향을 놓치고 있다면, 수고는 많아도 목적지는 달라질 수 있다. 속도가 아무리 빨라도 방향이 틀리면 도착지는 달라지기 때문이다.

오늘날 부모들의 불안은 너무도 현실적이다. 성적이 떨어지면 미래가 흔들릴 것 같고, 좋은 학교에 가지 못하면 기회가 닫힐 것 같고, 지금 경쟁에서 밀리면 자녀 인생 전체가 뒤처질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부모는 자녀를 더 바쁘게 만든다. 더 배우게 하고, 더 준비하게 하고, 더 앞서가게 하려 한다.

그러나 정말 두려워해야 할 것은 잠시 낮은 점수가 아니다. 더 두려운 것은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삶의 방향을 모르는 자녀, 실력은 있지만 책임감이 약한 자녀, 성취는 있지만 관계를 맺지 못하는 자녀, 많이 가졌지만 사랑할 줄 모르는 자녀다. 그렇기에 부모가 끝내 놓치지 말아야 할 질문은 ‘얼마나 앞서가고 있는가’가 아니라 ‘어떤 사람으로 자라고 있는가’이다.

이제는 교육의 질문 자체를 바꿔야 할 때다. 무엇을 할 사람인가보다 어떤 존재로 살아갈 사람인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자녀의 삶은 결코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마음속에 그려진 자기 모습이 선택을 만들고, 선택이 습관이 되며, 습관이 결국 인생이 된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어떤 기준으로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내면의 그림이 분명한 자녀는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반대로 그 그림이 없는 자녀는 열심히 달려도 불안하고, 성취를 이루어도 공허하다. 부모가 자녀에게 가장 먼저 심어주어야 할 것은 성적 향상의 기술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붙드는 ‘퓨처 셀프’다.

특히 지금과 같은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지식을 많이 아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자녀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인공지능은 인간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지식을 다루고, 좋은 대학과 화려한 스펙도 예전처럼 사람의 가치를 자동으로 보증해 주지 못한다. 명문대 졸업장조차 이제는 보장된 가치라기보다 가능성을 보여 주는 참고 이력에 가까워지고 있다. 결국 오래 가는 사람, 끝내 신뢰받는 사람, 어디서든 자기 몫을 해내는 사람은 인격이 세워진 사람이다. 좋은 성적은 여전히 기회의 문을 열어줄 수 있다. 그러나 그 문 안에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실패를 견디고, 유혹 앞에서 바른 선택을 하며, 책임을 감당하는 힘은 인격에서 나온다. 자녀의 미래를 진정으로 준비하는 부모라면, 성적표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성적을 감당할 사람의 그릇이 함께 자라고 있는지를 보아야 한다.

결국 부모가 자녀에게 남길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은 조건이 아니라 중심이다. 좋은 환경을 주는 것도 필요하고, 배움의 기회를 넓혀 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정직, 배려, 책임, 절제, 공감, 성실함은 시험지에 적히지 않지만 인생 전체를 결정하는 힘이 된다. 흔들릴 때 무엇을 붙들어야 하는지, 손해를 보더라도 왜 옳은 길을 택해야 하는지, 성공보다 더 귀한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자녀는 결국 멀리 간다. 부모는 자녀를 관리하는 사람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자녀 안에 그런 사람의 모습을 세워 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래서 자녀 교육은 말보다 삶의 문제다. 부모는 늘 자녀에게 옳은 말을 해 주고 싶어 하지만, 자녀는 말보다 부모의 태도를 먼저 배운다. 정직을 말하면서 편법을 택하는 부모, 사랑을 말하면서 분노로 반응하는 부모, 책임을 말하면서 자신의 감정부터 앞세우는 부모를 보며 자녀는 결국 언어가 아니라 삶을 배운다. 사랑을 아는 사람은 많지만, 사랑을 살아내는 사람은 드물다. 반대로 힘들어도 약속을 지키고, 손해를 보아도 옳음을 붙들고, 바쁜 가운데서도 사람을 소중히 여기며,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부모의 모습을 볼 때 자녀는 ‘이렇게 살아야 하는구나’를 마음에 새긴다. 자녀를 세운다는 것은 결국 부모가 먼저 어떤 사람으로 살고 있는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지금 부모가 점검해야 할 것은 자녀의 일정표만이 아니다. 내 아이가 무엇을 잘하게 될까만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어떤 사람으로 자라야 하는가를 충분히 고민하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공부를 왜 하는지, 성공을 어디에 쓰려는지, 실력 위에 어떤 인격을 쌓아야 하는지 가르치지 않는다면, 자녀는 높이 올라갈 수는 있어도 바르게 서기는 어렵다. 부모의 조급함은 자녀를 지치게 하지만, 부모의 분명한 가치와 일관된 삶은 자녀를 자라게 한다. 자녀의 미래를 사랑한다면, 오늘 가장 먼저 바꿔야 할 것은 학원의 개수가 아니라 양육의 방향이다.

아이를 바르게 키우는 일은 정보와 기술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부모가 인정해야 한다. 사람의 힘만으로는 끝까지 사랑하기 어렵고, 흔들리지 않는 기준을 지키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자녀를 키우는 일은 결국 믿음의 자리로 이어진다. 보이는 삶을 바꾸는 것은 결국 보이지 않는 믿음이다. 내 계획보다 크신 하나님을 신뢰하며 우리 아이가 세상에서 성공한 사람을 넘어 바른 사람, 사랑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부모의 마음, 그 마음이 자녀의 미래를 가장 깊고도 단단하게 세워 간다. 결국 자녀의 인생을 세우는 것은 성적표가 아니라, 어떤 믿음을 가진 사람으로 살아야 하는지를 끝까지 보여 준 부모의 삶이다.

서대천의 현장 오성 교육
서대천의 현장 오성 교육

He is…

·현 홀리씨즈교회 담임목사

·현 (재)월드허그 파운데이션 아시아 대표

·현 (사)세계청소년문화육성협회 이사장

·현 ‘오성급 인성교육 창안, 미래지도자연구소’ 회장

*오성은 이성·지성·감성·체성·영성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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