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신사업 대박” 외치더니 주가는 10분의 1 토막…개미 울린 ‘작전 세력’ 딱 걸렸다
국세청, 주가조작·터널링·리딩방 31곳 조사
허위공시로 주가 띄우고 개미에 물량 떠넘겨
수익보장 미끼로...리딩방 업체도 조사 대상
입력2026-05-06 15:13
‘코스피 7000 시대’가 왔지만 악질적인 주식시장 교란 세력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에 국세청은 우량기업의 기술과 이익을 사주가 지배하는 해외법인에 빼돌리거나 고의로 상장폐지를 유도하는 등 주식시장 불공정 탈세자를 대상으로 2차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6일 밝혔다. 국세청은 지난해 7월 1차 세무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국내 주식 장기투자 촉진과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 등 ‘코리아 프리미엄 실현’이라는 국민주권정부 국정운영 기조에 초점을 맞춘 이번 조사는 주가조작, 터널링, 불법 리딩방 행위를 저지른 31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다. 터널링은 기업 자산이나 이익을 빼돌려 사주 일가 등 특정인에게 이익을 넘기는 행위를 뜻한다.
허위공시로 주가 띄우고 개미에 떠넘겨…11곳 조사
먼저 허위 정보와 외형 부풀리기 등으로 주가를 띄운 뒤 보유 주식을 소액주주들에게 떠넘긴 주가조작 업체 11곳이 조사 대상에 올랐다.
주가조작 세력은 상장법인 A사를 인수한 뒤 허위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 신사업에 진출할 것처럼 허위 공시를 유포해 주가를 띄웠다. 이들은 가짜 세금계산서로 실제 사업을 하는 것처럼 꾸미고 사업 여부가 불분명한 현지 법인에 투자금 수백억 원을 송금하며 개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
주가가 오르자 투기세력은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겼다. 하지만 이들이 시장에 쏟아낸 대규모 물량 탓에 주가는 급락했고 소액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떠안았다. 이 과정에서 A사가 고가 주택 분양권을 대표이사에게 무상 이전하고 계약금과 중도금을 회사 비용으로 처리해 자금을 유용한 사실도 파악됐다.
적발된 다른 업체들도 A사 사례처럼 “신사업 진출”, “상장 임박” 등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일반 투자자를 유인했다. 이후 페이퍼컴퍼니나 차명계좌를 통해 미리 사둔 주식을 팔아 양도차익을 올리고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가조작 세력이 양호한 경영 실적을 내던 업체를 인수한 뒤 회계감사 과정에서 자료를 고의로 제출하지 않아 결국 상장폐지로 이어진 사례도 있었다.
조사 대상 업체 가운데 상장법인의 경우 절반 이상이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일부 업체 주가는 최대 10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
회사 돈 빼돌려 사주 일가에 넘겨…15곳 세무조사
기업 거래구조 사이에 자금 유출 통로를 만들어 사주 일가에게 이익이나 자산을 빼돌린 업체 15곳도 세무조사를 받는다.
B사는 투자 경험이 없는 사주 지인이 운용하는 펀드에 수백억 원을 투자했다. 이후 해당 펀드를 통해 사주가 지배하는 부실기업의 전환사채를 인수하게 하는 방식으로 법인 자금을 부당하게 유출했다.
C사는 사주 배우자가 세운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뒤, 배우자가 지인을 내세워 설립한 차명법인과 가공거래를 벌여 회사 자금을 빼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상장법인의 사업 기회나 ‘알짜 자산’ 등 미래 성장동력을 사주 일가 지배회사로 넘겨 기업가치를 훼손한 사례도 발견됐다.
이처럼 상장기업을 개인 소유 회사처럼 운영하면서 빼돌린 이익은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1년 동안 코스피 지수가 188%, 코스닥 지수가 85% 상승하는 동안 조사 대상 업체들의 주가 상승률은 65%에 그쳤다.
“300% 급등” 미끼로 회원 모집…리딩방 5곳 적발
고액 멤버십 가입을 유도해 큰 수익을 올리고도 허위 비용 계상,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등으로 세금을 탈루한 불법 리딩방 업체 5곳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들은 유튜브 등 매체를 통해 유명세를 얻은 뒤 투자 경험이 부족한 사회초년생과 노년층 등 금융취약계층에게 접근했다. 이후 “추천주 300% 급등”, “3일 내 100% 수익보장”같은 자극적인 문구로 종목을 홍보했다.
일부 업체는 추천 주식을 알리기 전에 미리 주식을 매집하고 주가를 끌어올린 뒤 전량 매도하는 수법으로 막대한 시세차익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회원들은 수십억 원대 손실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료 멤버십과 시세차익으로 큰 이익을 얻은 뒤 업체 운영진 명의로 세운 법인에 수익을 빼돌려 납세 의무를 회피한 법인도 적발됐다.
국세청은 “조사 대상 업체의 시장 교란행위 뿐만 아니라 거래 과정에 얽힌 모든 관련인과 거래행위 전반을 검증해 철저히 과세함으로써, 주식시장에서 불공정 거래를 통해 단 한푼의 이익도 챙길 수 없고 오히려 더 큰 세금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인식이 확고히 자리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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