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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헌법에 ‘김정은 핵 지휘권’ 첫 명시…통일 사라지고 ‘두 국가론’ 반영

개헌 통해 국무위원장 위상 강화

대남 ‘적대’·혁명 등 표현 빠지고

영토조항 신설…각자 국가성 강조

입력2026-05-06 17:50

지면 6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월 최고인민회의 제15기 1차회의에 참석해  간부들의 인사를 받고 있다.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월 최고인민회의 제15기 1차회의에 참석해 간부들의 인사를 받고 있다.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헌법 개정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무력 지휘권을 명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토 조항도 신설해 이른바 ‘두 국가론’을 헌법에 반영했다.

이정철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전문가 간담회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북한은 3월 최고인민회의 제15기 1차 회의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에 대한 지휘권은 국무위원장에게 있다”는 조항을 헌법에 추가했다. 김 위원장의 독점적 핵무력 지휘권이 헌법에 명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의 해외 방문 등 유고 상황에서 핵무력 지휘 기구에 핵 사용 권한을 위임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돼 핵 사용 절차가 처음으로 헌법에 담겼다.

김 위원장이 2023년 말 제시한 ‘적대적 두 국가론’은 적대적 표현을 제외하고 ‘두 국가’ 기조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개정 헌법에 포함됐다. 기존 헌법에서 남북 관계를 ‘적대적 관계’나 ‘교전국 관계’ 등으로 규정했던 표현은 삭제됐고 대신 북한의 영토를 규정하는 조항이 신설됐다. ‘조국 통일’ 등 남북이 하나의 국가 또는 민족임을 전제로 한 표현도 사라졌다.

김 위원장은 2023년 말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새롭게 규정한 데 이어 2024년 1월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에 영토·영해·영공을 규정하는 조항을 만들라고 지시한 바 있다. 북한이 1948년 헌법을 처음 채택한 후 영토 조항을 신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북방한계선(NLL) 등 영토·영해·영공의 구체적인 범위는 명시되지 않았다. 이 교수는 “이러한 내용이 나오는 순간 남북이 타협하기 어려운 지점이 생긴다”며 “분쟁을 피해가려는 일종의 모호성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북한이 영토 조항을 신설해 각각의 국가성을 강조하면서도 적대적 표현을 삭제한 데 대해 “남북 평화 공존으로 가는 하나의 인프라가 마련될 수 있다는 희망적 판단을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의 권한과 위상은 대폭 강화됐다. 북한 헌법에서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보다 앞서 배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이번 개정을 통해 헌법 명칭도 ‘사회주의헌법’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헌법’으로 바꿨다. 헌법 서문에 담겨 있던 김일성·김정일의 업적 관련 내용과 ‘혁명적 국가’ 등 공격적 표현도 삭제됐다. 이 교수는 “정상 국가 이미지를 위한 변화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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