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프로젝트 프리덤 검토 불필요…나무호 화재 원인 여전히 불분명”
■ 급변하는 美 군사기조 예의주시
美 작전 참여 압박 부담 덜었지만
항행자유 기반 협력 가능성은 열어
이르면 7일 선박 예인·화재 조사
주한이란대사관, 이란군 개입 부인
입력2026-05-06 17:53
지면 5면
청와대가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하루 단위로 요동치는 가운데 극도로 신중한 대응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루 만에 미국 주도 군사작전인 ‘프로젝트 프리덤’ 잠정 중단 방침을 밝히자 청와대 역시 참여 검토 필요성이 사라졌다는 입장을 밝히며 대응 수위를 다시 조절하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통령은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호르무즈해협에 정박했던 HMM 나무호 폭발·화재 사건과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프로젝트 프리덤 잠정 중단에 대한 조현 외교부 장관의 보고를 듣고 “공격을 중단한다고, 종료한다고 발표했느냐”고 재차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조 장관은 “의회 승인 없이 전쟁을 치를 수 있는 기한인 60일을 피하기 위해 전쟁을 종식시켜 놓고 다시 하려고 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고, 실제로 출구 전략을 찾으려고 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하루 단위로 바뀌는 미국의 대이란 군사 기조의 성격을 명확히 규정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이 별도 지시나 추가 메시지를 내놓지 않은 것도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판단을 유보한 채 정세 흐름을 지켜보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역시 이날 청와대 브리핑에서 미국의 프로젝트 프리덤 참여 요구와 관련해 “그 작전이 종료됐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검토가 꼭 필요한 상황은 아니게 됐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이어 “미국이 미리 언급한 해양자유연합(MFC)과 프로젝트 프리덤 간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파악하는 과정에 있다”며 “미국이 제안한 해양 자유 구상은 해협 안정화와 항행 자유를 위한 폭넓은 접근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역시 국제 해상로 안정과 항행 자유 확보라는 기본 입장에 따라 관련 협력 여부를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로젝트 프리덤 참여 부담은 일부 덜었지만, 미국이 다시 강경 노선으로 선회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채 국제법상 ‘항행 자유’ 원칙에 기반한 협력 가능성은 열어둔 셈이다.
청와대는 이번 HMM 나무호 화재 사건 역시 아직은 ‘이란 피격’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위 실장은 “초기에는 피격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추가 정보를 검토한 결과 확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침수나 기울어짐도 없었고 선원 피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주한이란대사관도 공식 입장문을 통해 “호르무즈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선박 손상에 이란 이슬람공화국 군이 개입했다는 모든 의혹을 강력 부인한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고위 관계자 역시 “피격이 아니라면 단순 화재 사건”이라며 “지금 단계에서 피격을 전제로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화재 선박은 예인 중이며 이르면 7일 새벽(한국 시간) 예인이 완료된 뒤 현지로 급파된 한국 조사팀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정부가 이처럼 신중론을 유지하는 것은 한미 동맹 차원의 공조 필요성과 중동 에너지 수급선의 위험을 동시에 관리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트럼프의 ‘상당한 진전’ 발언은 이란과의 물밑 협상에서 일정한 성과가 있었음을 시사하고, ‘잠시 중단’은 협상 상황을 보며 군사행동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뜻으로 판단된다”면서 “한국은 군사적 개입보다는 자국 선박 보호와 국제 해양 안보 협력 차원의 대응을 검토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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