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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도 30년물 국채 연고점 돌파…“확장재정 속도 조절해야”

3.844%…2년 6개월만에 최고치

국가부채·중동發 인플레 등 겹쳐

美·英 중심 장기물 국채금리 급등

李 “긴축 노래 부르는 이상한 분들”

“강한 확장재정 신호는 시장 자극”

입력2026-05-06 17:56

수정2026-05-06 23:57

지면 10면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의 IMF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의 IMF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중동 전쟁의 영향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30년물 국채금리가 2년 6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최근 미국과 영국 등을 중심으로 장기물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국고채 금리도 덩달아 뛰고 있는 것이다. 재정 전문가들은 “정부의 확장재정 의지가 너무 강하면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0.029%포인트 오른 3.844%로 마감했다. 이는 2023년 11월 이후 2년 6개월래 최고 수준이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장기물 국채금리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 30년물 국채금리는 5일(현지 시간) 5.742%로 마감해 1998년 이후 28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고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도 4일 5.025%로 장을 마쳐 심리적 저항선인 5%를 약 1년 만에 다시 넘어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선진국의 높은 국가부채에 이란 전쟁발 인플레이션 우려와 통화 완화 지연 전망이 겹치면서 국채금리가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케빈 워시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의 대차대조표 축소 정책이 장기채 가격 하락(금리 인상)을 부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연준이 시중 채권을 더 이상 사들이지 않아 채권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논리다.

시장에서는 한국에서도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중동 전쟁의 여파가 5월 소비자물가부터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역시 최근 하반기 금리 인상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한 상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전쟁의 불확실성이 워낙 커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수립한다는 데 이견을 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국채금리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정부의 재정정책을 두고 강력한 확장 메시지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시도 때도 없이 긴축 노래를 부르는 이상한 분들에게’라는 제목의 글에서 나라살림연구소가 국제통화기금(IMF) 재정 모니터를 분석한 기사를 공유했다. 연구소는 올해 한국의 순부채비율 전망치가 10.3%로 주요 20개국(G20) 평균(89.6%)을 크게 밑돈다며 “재정 여력이 크다”고 밝혔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IMF 재정 모니터는 한국을 역사적으로 재정이 튼튼한 나라로 규정하고 한국의 재정 확대를 여력을 활용한 정책 선택으로 언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과 학계의 평가는 엇갈린다. 비기축통화국인 우리나라는 그동안 확장재정에 따라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 시중금리까지 올라 기업과 가계의 투자 및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보고 대체로 건전재정 원칙을 유지해왔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가채무(D1)나 일반정부 부채(D2) 기준으로는 아직 괜찮다고 볼 수 있지만 공기업 부채까지 포함한 공공 부문 부채(D3)로 보면 우려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한국의 재정은 굉장히 건전한 편”이라며 “미래의 연금·건강보험 부담에는 대비해야 하지만 현재 재정 위기를 과도하게 부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부채 규모를 볼 게 아니라 증가 속도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IMF 일반정부 부채 기준으로 한국의 부채비율은 2019년 39.7%에서 2026년 54.4%로 14.7%포인트 뛰어 G20 평균 상승 폭(9.5%포인트)을 웃돌았다. 순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1.5%에서 10.3%로 11.8%포인트 늘어나 G20 평균(9.8%포인트)보다 증가 폭이 컸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튀르키예와 함께 둘뿐인 재정준칙 미도입국이다. 부채 증가 속도를 제어할 제도적 안전장치가 사실상 없다는 의미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 인구구조상 재정적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어 중장기 시계에서 봐야 한다”며 “정년 연장 등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할 구조조정을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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