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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체육과 체력장

입력2026-05-06 18:24

지면 31면
김현수

김현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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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을 ‘전국 신체 건강 및 스포츠의 달’로 정하고 학교의 ‘대통령 체력상’을 부활시키는 포고령에 서명했다. 지난해 ‘대통령 스포츠·체력·영양위원회’ 재설치 행정명령의 연장선이다. 1956년에 시작된 미국의 학교 체력 검사는 2013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사실상 폐지됐다. 경쟁 위주의 체력 측정보다 생활체육을 택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길을 걸었다. 1971년부터 시행된 ‘체력장’은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참여하는 국가 행사였고 1972년부터는 입시에도 반영됐다. 체력장은 1993년 안전사고와 변별력 문제로 폐지될 때까지 국가 지정 체력 검사 제도로 명맥을 유지했다.

국가 체력 검사는 정치·사회적 목적에 따라 탄생하고 진화했다. 산업화 시기에는 질 좋은 노동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냉전 시대에는 군사력 강화의 방편으로 활용됐다. 냉전 종식 후 체력 검사는 비만율을 낮추고 신체 활동량을 높여 국가의 고민인 보건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단으로 각광받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들의 관심이 체육에서 개인 운동과 다양한 스포츠로 옮겨 가면서 일률적 기준으로 신체를 평가하는 방식은 점차 설 자리를 잃었다. 미국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체력상’ 부활을 두고 국가주의적 발상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요즘 우리 아이들을 보면 또 다른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전국 초등학교 가운데 점심시간 운동장 사용을 금지하는 학교가 312곳에 이른다. 부산은 34.7%, 서울은 16.7%에 달한다. 학부모들의 안전사고 우려나 학생 소외 민원에 아예 운동장을 닫아 버린 것이다.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를 선호하면서도 운동회 소음에는 민원을 제기하기도 한다. 국가가 나서 체력을 관리하던 시대는 지났어도 아이들 체력까지 방치해서는 안 된다. 운동장을 닫고 학생들을 학원으로 내몬 끝에 남는 건 무엇인지 돌아볼 일이다. 체력장이 아니라도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과 시간은 남겨 둬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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