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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치사율 38%인데 치료제도 없다”…호화 크루즈서 퍼진 ‘이 병’, 접촉자 추적 총력

입력2026-05-07 09:32

해당 기사와 무관. 클립아트코리아
해당 기사와 무관. 클립아트코리아

대서양을 항해하던 크루즈선에서 한타바이러스 집단 감염이 발생해 3명이 숨지고 5명이 추가 의심 판정을 받았다. 사망자 중 한 명이 사망 직전 유럽행 여객기 탑승을 시도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보건 당국의 접촉자 추적은 대륙을 넘어 확대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 선적 크루즈선 ‘MV 혼디우스’에서 발생한 한타바이러스 감염은 확진 3건과 의심 5건을 합해 8건으로 집계됐다. 이 배는 지난달 1일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 항을 떠났다.

첫 증상자는 출항 엿새째인 지난달 6일 발생했다. 70세 네덜란드인 남성이 발열과 두통, 가벼운 설사를 호소하다 닷새 뒤 호흡곤란 끝에 숨졌다. 4월 24일 영국령 세인트헬레나에서 남편의 시신과 함께 하선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로 이동한 부인(69)도 상태가 빠르게 나빠져 26일 사망했다. 그는 사후 한타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에도 환자는 끊이지 않았다. 4월 27일에는 영국 국적 승객이 추가로 발병해 남아공으로 항공 이송됐고, 이달 2일에는 독일 국적 여성이 선상에서 숨졌다. 크루즈선이 3일 서아프리카 카보베르데 인근에 정박한 뒤인 6일에는 영국·독일·네덜란드 의심 환자 3명이 유럽 이송을 위해 추가로 하선했다.

한타바이러스 잠복기는 1~8주에 이른다. 승객들이 이미 감염된 상태로 승선했는지, 항해 중 노출됐는지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다만 아르헨티나 역학조사 당국은 사망한 네덜란드인 부부가 출항 전 우수아이아에서 참가한 조류 관찰 투어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투어 일정에 매립지 방문이 포함돼 설치류와 접촉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WHO 바이러스성 출혈열 전문가 아나이스 레강은 “대개 잠복기는 2∼3주로, 첫 환자가 선박 안에서 또는 기항한 섬 중 한 곳에서 감염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그는 탑승 전 분명 설치류 관련 노출이 있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현지 위험 신호도 짙어지고 있다. 아르헨티나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이후 한타바이러스 감염은 101건으로, 직전 같은 기간의 약 두 배에 달한다. 5일에는 파타고니아 북부 관문인 바릴로체에서도 감염 사례가 추가로 보고됐다.

사태가 단일 선박 안에 머물지 않게 된 결정적 계기는 두 번째 사망자의 이동 경로였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 네덜란드 여성은 세인트헬레나에서 요하네스버그로 향하는 남아공 항공사 에어링크 여객기를 이용했다. 같은 항공편에는 승객 82명과 승무원 6명이 타고 있었으며 당국이 이들을 추적하고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네덜란드 항공사 KLM은 이 여성이 4월 25일 요하네스버그에서 암스테르담으로 출발하는 자사 여객기에 일단 탑승했다가 내렸다고 밝혔다. KLM 측은 “이 승객의 의학적 상태 때문에 승무원들이 탑승을 불허하기로 했고, 승객이 내린 후에 네덜란드로 이륙했다”고 설명했다.

기항지에서 먼저 여행을 끝내고 내린 승객들도 변수다. 4월 말 귀국한 스위스인 승객은 귀국 후 증상이 나타나 취리히 병원에 입원했고, 사람간 전염이 가능한 ‘안데스 변종’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동행한 부인은 무증상 상태다. 스위스 당국은 밀접 접촉자를 추적하면서도 일반 시민에 대한 즉각적 위험은 없다는 입장이다. 영국 당국도 자국 귀국자 2명을 파악해 자가격리를 권고했다.

WHO는 이번 사태가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광범위한 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 한타바이러스의 사람간 전염은 매우 드물고 밀접 접촉이 전제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개별 환자에게는 치명적인 질병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 환자의 약 38%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초기에는 피로감과 발열, 오한, 근육통 등 독감과 유사한 증세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심장과 폐, 신장이 손상되고 호흡곤란과 장기 부전으로 진행된다. 별도의 치료제는 없으며 증상 관리가 사실상 유일한 대응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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