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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어차피 죽을 거 누군가 데리고 가게”…이틀 전부터 흉기 들고 다닌 광주 ‘묻지마 살해범’

입력2026-05-07 10:46

7일 광주 광산구 신가동 한 장례식장에서 20대 남성의 흉기에 찔려 숨진 여고생의 발인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광주 광산구 신가동 한 장례식장에서 20대 남성의 흉기에 찔려 숨진 여고생의 발인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어차피 죽을 거 누군가 데리고 가려 했다.”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고등학생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여고생 1명을 숨지게 한 20대 남성이 경찰 조사에서 이같이 진술했다. 경찰은 범행 준비 정황과 증거 인멸 시도 등이 드러남에 따라 단순 충동범행이 아닌 계획범죄 가능성까지 들여다보고 있다.

7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긴급체포된 장모(24) 씨는 조사에서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다 누군가 함께 데려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범행 동기를 진술했다.

경찰 조사 결과 장씨는 사건 발생 이틀 전부터 흉기 2점을 들고 광주 광산구 일대를 돌아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모두 가정용 칼이었으며 실제 범행에는 이 중 1개만 사용됐다. 다른 1개는 포장도 뜯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첫 번째 피해자는 심야 자율학습을 마치고 혼자 귀가하던 17세 여고생이었다. 장씨는 지난 5일 오전 0시 10분께 광산구 월계동 주택가 인근에서 피해자와 우연히 두 차례 마주친 뒤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학생은 목 부위를 크게 다쳐 숨졌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차 부검 소견에서 사인을 ‘경부 자창(날카로운 도구에 의한 찔림)’으로 판단했다.

이어 비명을 듣고 달려온 또 다른 고등학생도 공격당했다.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인 그는 중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경찰은 장씨가 주변의 도움을 차단하기 위해 추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고교생 흉기 살인사건이 발생한 광주 광산구 월계동 현장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시민들이 두고 간 국화와 선물이 놓여있다. 뉴스1
7일 고교생 흉기 살인사건이 발생한 광주 광산구 월계동 현장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시민들이 두고 간 국화와 선물이 놓여있다. 뉴스1

범행 직후 장씨는 약 11시간 동안 경찰 추적을 피해 도주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차량을 버리고 여러 차례 택시를 갈아탔으며 범행 현장 주변을 도보로 배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범행 도구를 배수로에 버리고 무인세탁소에서 혈흔이 묻은 외투를 세탁하는 등 증거를 없애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경찰은 이러한 행동이 일반적인 우발 범행과는 다르다고 보고 있다. 특히 범행 전 흉기를 미리 준비하고 범행 후 동선을 숨기려 한 점 등을 토대로 계획범죄 여부를 집중 수사 중이다.

장씨는 2024년 9월 전남 순천에서 발생한 ‘박대성 살인’ 등 유사 범죄를 모방했느냐는 질문에는 별다른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사는 게 재미가 없었다. 자살을 고민하던 중 범행을 결심했다”는 취지의 진술만 반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장씨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분석도 의뢰했다. 인터넷 검색 기록과 메신저 대화 등을 통해 범행 준비 여부와 구체적인 심리 상태를 확인할 방침이다.

또 반사회적 인격장애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PCL-R)도 진행하기로 했다. 해당 검사는 공감 능력 결여, 충동성, 냉담함 등 20개 항목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국내 기준 25점 이상이면 사이코패스로 분류된다.

현재까지 조사에서는 약물 복용이나 음주 상태, 정신질환 치료 이력 등 범행과 직접 연결될 만한 요소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날 오전 11시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다. 경찰은 구속 여부가 결정되는 대로 신상정보 공개 심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공개가 결정될 경우 광주 지역에서는 첫 사례가 된다.

지난 5일 오전 0시 11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대학교 인근에서 발생한 여고생 묻지마 흉기 살인 사건 당시 인근 CCTV에 찍힌 모습. 뉴스1
지난 5일 오전 0시 11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대학교 인근에서 발생한 여고생 묻지마 흉기 살인 사건 당시 인근 CCTV에 찍힌 모습. 뉴스1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당 지역의 방범 인프라 부족 문제도 재조명되고 있다. 사건 현장 인근에서는 과거 “야간 통행이 불안하다”며 폐쇄회로(CC)TV 설치를 요구하는 민원이 제기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현장 주변 CCTV는 범행 장소와 거리가 멀어 용의자의 모습이 선명하게 담기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야간 시간대 저화질 영상만 확보되면서 당시에는 경찰차와 구급차 불빛 정도만 식별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시교육청은 해당 구간에 범죄 예방용 CCTV를 추가 설치해달라고 광산구에 요청할 계획이다.

“사고 나면 감옥 가는데 누가 가요?” 돈 없으면 추억도 못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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