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기대, 금리 올려 꺾어야”…주목받는 4년 전 한은 블로그
2022년 글에 최근 관심 늘어
“유가 급등에 기대인플레 확산
방치땐 금리 대폭 인상 불가피
미리 올리면 오히려 물가 안정”
입력2026-05-07 15:11
수정2026-05-07 18:15
지면 8면
시중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이 확산할 경우 중앙은행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려 기대 심리를 꺾어야 한다고 분석한 한국은행의 4년 전 블로그 글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가 이례적으로 올 하반기 금리 인상을 시사한 배경에는 물가 상승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한은의 고민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은은 2022년 7월 홍경식 통화정책국장 명의로 올린 ‘국제 원자재발(發) 물가 상승에도 통화정책으로 대응해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에서 “유가 급등이 여타 품목의 가격 상승으로 전이될 경우 가계·기업 등 경제주체의 기대인플레이션도 가파르게 상승한다”며 “이 경우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 아니라 지속적인 현상이 된다”고 진단했다. 이 글이 올라온 2022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라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고 물가가 급등해 기준금리가 오르던 시기다. 다만 ‘금리를 올린다고 유가가 떨어지느냐, 경기만 침체되는 게 아니냐’는 반론도 나왔다. 특히 전쟁 등의 영향으로 당해 연도 하반기부터 분기별 국내총생산(GDP)이 역성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당시 한은은 “중앙은행이 공급 충격에 의한 물가 상승이라고 치부하고 대응에 실기한다면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고 향후 물가 안정을 위해 더 큰 폭의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진다”고 설명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면 가계의 총소득이 대폭 줄어 경기 침체가 불가피해진다”고 주장했다.
차라리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고 기대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킨다면 물가가 조기에 안정되는 만큼 경제가 다시 빠르게 성장 궤도로 재진입할 수 있다는 게 한은의 결론이었다.
최근 유 부총재가 금리 인상 사이클로 전환할 수 있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 발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란 전쟁 이후 소비자들의 기대인플레이션은 치솟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4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소비자들의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9%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5년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6%로 0.1%포인트 올라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2.5%를 넘겼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기대인플레이션이 자기 실현적 예언처럼 물가 압력을 더욱 끌어올리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시장은 한은이 이달 28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 시그널을 보낸 뒤 이르면 7월이나 8월에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란 전쟁 여파에 따른 물가 상승이 진정되지 않으면 하반기에 두 차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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