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천문연, 2030년대 ‘초’ 재정의 맞손
국제우주정거장 원자시계와 대한민국 이터븀 광시계 간 시각 비교 협력
‘SLR 활용 광시계 비교 연구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ACES-ELT 미션 독일 이어 세계 두 번째 참여
입력2026-05-07 15:16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과 한국천문연구원(KASI)이 2030년께 예정된 시간 단위 ‘초(秒)’의 재정의에 도움이 되기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양 기관은 7일 KRISS 대전 본원에서 ‘SLR 활용 초정밀 광시계 비교 융합연구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SLR·원자시계 등 양 기관 주요 연구장비의 공동 활용 △ACES-ELT 미션을 포함한 SLR 기반 광시계 비교 측정 공동연구 △연구 인력 교류 및 전문인력 양성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양 기관은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원자시계와 한국의 이터븀 광시계를 정밀하게 비교하는 국제 공동 프로젝트에 본격 착수하게 된다.
현재 시간 단위인 ‘초’의 구현에 사용되는 세슘 원자시계보다 100배 이상 정밀한 ‘광시계’가 차세대 시간 표준으로 주목받으며 전 세계 광시계의 성능을 비교·검증하는 작업이 ‘초’의 재정의를 위한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GPS 등 위성 기반 방식은 정밀도가 낮고 광섬유망 방식은 대륙 간 연결이 어렵다는 물리적 한계가 있어 전 세계 광시계 간 정밀 비교 연구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유럽우주국(ESA)의 ‘ACES(Atomic Clock Ensemble in Space)’ 미션이다. 1990년대부터 추진된 이 프로젝트는 2025년 4월 ISS에 초정밀 원자시계 앙상블 설치를 마침내 완료했다. ACES는 ISS에 탑재된 원자시계 시스템을 활용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검증하고 기초 물리 법칙을 정밀하게 시험하는 국제 우주 프로젝트다.
특히 기존 위성 방식보다 10배 정밀한 10~17 수준으로 우주와 지상 간 시각 비교가 가능해 기술적·지리적 제약을 넘어 전 세계 광시계 성능을 검증할 최적의 대안으로 꼽힌다.
한국은 ACES 미션 중 레이저 기반 시각 비교 방식인 ELT(European Laser Timing)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ELT는 유인 시설인 국제우주정거장을 향해 레이저를 발사하는 방식이다. 인체 안전을 위해 유럽우주국(ESA)의 엄격한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한국은 독일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유럽우주국의 승인을 획득해 ACES-ELT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됐다. 한국과 독일은 ISS 관측 시간대가 엇갈리는 지리적 이점이 있어 ISS 원자시계의 안정성 검증에 필요한 핵심 데이터를 제공할 전망이다.
양 기관은 국제 공동 프로젝트인 ‘ACES-ELT’에 참여하기 위해 지난해 KRISS의 ‘이터븀 광시계(KRISS-Yb1)’와 KASI의 ‘세종 인공위성 레이저추적 시스템(SLR)’을 전용 광섬유망으로 연결했다. 이를 통해 KRISS의 정밀 시각 신호를 세종 SLR로 전달하고 레이저에 실은 신호를 우주로 쏘아 올려 ISS 원자시계와 직접 비교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호성 KRISS 원장은 “지금까지 기술적 한계로 어려움을 겪던 광시계의 성능 검증을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고 박장현 KASI 원장은 “출연연 각자의 보유 기술을 활용해 융합 연구에 나선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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