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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고 바둑 둔 두 사람…“일어나 보니 상대가 죽어 있었다”

‘제주 바둑 살인사건’

입력2026-05-08 00:00

수정2026-05-08 00:06

그날의 뉴스는 지나갔지만, 그 의미는 오늘에 남아 있습니다. ‘오늘의 그날’은 과거의 기록을 통해 지금을 읽습니다.<편집자주>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처음 만난 두 사람이 함께 술을 마시고 바둑을 뒀는데, 다음 날 한 사람이 숨진 채 발견됐다. 제주에서 발생한 이른바 ‘바둑 살인 사건’이다.

오늘로부터 2년 전인 2024년 5월 8일, 검찰은 처음 만난 바둑 상대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의 항소심에서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당시 검찰은 광주고등법원 제주 제1형사부 심리로 열린 A 씨의 살인 등 혐의 사건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20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같은 달 22일 광주고등법원 제주 형사1부(부장판사 이재신)는 A 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을 열고 A 씨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 1심 형량인 징역 15년을 유지했다.

◇ 처음 만난 두 사람...그날 무슨 일이 = ‘바둑 살인 사건’ 전말은 이렇다. A 씨와 피해자 B 씨는 서귀포시 같은 건물에서 각각 홀로 지내고 있었다. 2023년 7월 8일 오후, 두 사람은 B 씨 주거지에서 함께 술을 마신 뒤 A 씨 주거지로 자리를 옮겨 바둑을 뒀다. 그런데 이튿날 오전 B 씨는 가슴·목 등 9곳을 흉기에 찔려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부검 결과 B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혼수상태 정도인 0.421%였고, 시신에서 저항흔이나 방어흔은 발견되지 않았다. 또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에선 A·B 씨 두 사람의 유전자만 확인됐다.

◇ “자고 일어나 보니 죽어 있었다” 결백 주장 = A 씨는 원심과 항소심에서 “자고 일어나 보니 사람(B 씨)이 죽어 있었고, 너무 무서워 휴대전화를 찾다 주인집에 올라가 신고 좀 해 달라고 부탁했다”며 거듭 무죄를 주장했다. A 씨 측 변호인도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과 피해자는 사건 당일 처음 만나 화기애애하게 식사하고, 술을 마시고, 바둑을 뒀다”며 살해 동기가 전혀 없다며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주장했다. 또 “제3자의 출입을 배제할 수 없다. 수사기관이 제출한 폐쇄회로(CC)TV 영상은 주거지 앞 도로만 비추고 있으며, 주거지 건물 뒤쪽 논이나 밭, 주차장 등을 통해 누구나 출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범행 도구인 흉기에서 A 씨와 B 씨를 제외한 DNA는 나오지 않았고 당시 A 씨가 입었던 상의 혈흔 형태 분석 결과 제3자 침입 가능성이 없는 점 등을 토대로 A 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A 씨는 제3자의 범행 가능성을 주장했으나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힘들다”며 “범행 내용, 피해 정도, 피고인 처벌 전력 등에 비춰 유죄 판결을 한 원심이 정당하다는 결론”이라며 징역 15년형을 유지했다.

오늘의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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