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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생물학 육성법 시행됐지만…“상용화 이어지려면 규제 손질 시급”

[현장 연구자들의 따끔한 일침]

여전히 18년된 LMO법 틀 안에서 관리

실험 때마다 위해성 등급 승인·신고 필요

美·日·EU는 규제강도 낮춰 상용화 지원

바이오파운드리도 ‘시설 단위’ 승인 절실

입력2026-05-07 17:40

수정2026-05-07 18:11

지면 4면
클립아트코리아
클립아트코리아

‘합성생물학 육성법’이 지난달 23일 시행된 가운데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규제법을 함께 정비하고 올해 수립되는 기본 계획 및 연구지침 등에도 현장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다.

전 세계 최초로 제정된 합성생물학 관련 법률인 합성생물학 육성법은 합성생물학의 기술 혁신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당 분야의 연구개발(R&D)을 활성화하고 민간 부문의 기술·자본 참여도 늘려 첨단 바이오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정부는 5년마다 합성생물학 육성 기본 계획을 세우고 매년 시행 계획을 만들어 추진할 예정이다. 이 밖에 합성생물학 R&D 거점 기관 지정과 공공 바이오파운드리 구축, 국내 기업의 기술 혁신 지원 등 연구 기반을 강화하는 방안들도 담겼다.

다만 합성생물학 육성법이 실질적인 기술 상용화로까지 이어지려면 관련 규제도 함께 손질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게 연구자들의 의견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유전자가 조작된 세포·미생물 등을 다룬다는 이유로 합성생물학 실험 대부분이 여전히 ‘유전자변형생물체의 국가 간 이동 등에 관한 법률(LMO법)’의 틀 안에서 관리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합성생물학 연구자들은 실험을 수행할 때마다 매번 위해성 등급(1~4등급)에 따른 승인 또는 신고를 거쳐야 했다.

하지만 18년 전 시행된 LMO법은 ‘살아 있는 생물체’를 전제로 한다. 이 때문에 생물체가 아닌 ‘무세포 시스템’이나 ‘합성 핵산(DNA)’ 등을 다루는 신흥 합성생물학 연구의 경우 기존 규제를 적용하기에 애매한 실정이다. 외부 유전자의 삽입 없이 자체 유전체를 교정하는 유전자 편집 기술 역시 ‘유전자변형생물체(GMO)’를 전제로 설계된 LMO법과의 정합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에 21·22대 국회에서 유전자교정생물체(GEO)를 GMO와 구분하고 관련 규제를 면제하도록 한 LMO법 개정안이 여러 차례 발의되기도 했지만 현재까지 본회의를 통과한 사례는 없다. 이미 미국·일본·유럽 등은 GEO를 GMO와 구분하고 위해성 심사를 면제하는 등 규제 강도를 낮춰 상용화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국가 바이오파운드리가 2029년 완공된 뒤 제대로 활용되려면 ‘고속 설계·실험’이 반복된다는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규제가 필수적이라는 제언이 나오고 있다. 바이오파운드리의 경우 설계·구축·테스트·학습(DBTL) 사이클이 수백~수천 번에 걸쳐 자동적으로 수행되는 만큼 현실적으로 개별 실험이 아닌 ‘시설 단위’의 포괄 승인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승구 국가바이오파운드리사업단장은 “육성법이 규제법을 이기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중국의 합성생물학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배경도 실험 절차가 복잡한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점이 컸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합성생물학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육성법의 취지를 제대로 반영하려면 우리나라도 규제법의 적용을 유연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합성생물학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는 이대희 박사 역시 “우리나라는 지나치게 엄격한 규제법으로 인해 합성생물학 관련 기업이 해외 진출은 물론이고 국내시장 진입조차 못하게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연내 마련될 합성생물학 R&D 지침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연구자들의 애로 사항을 수렴하고 법적 제도 개선 가능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올 3월 과기정통부는 합성생물학 분야의 산학연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심사 및 승인 절차의 복잡성 완화 △시설 단위 실험 승인 △별도의 위험 가이드라인 마련 등에 대한 의견을 취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설문조사에 참여한 100여 명의 연구자 의견을 참고해 기본 계획 초안을 마련한 뒤 공청회 등을 추가로 진행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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