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외관 갖춰 내란 가담”…한덕수 2심 징역 15년
[원심보다 8년 감형]
재판부 “사후 문서작업까지 관여”
내란 중요임무종사 등 대부분 유죄
일부 위증 혐의는 무죄로 뒤집혀
50년간 공직 헌신 공로 양형 반영
입력2026-05-07 18:04
수정2026-05-07 23:53
지면 25면
내란중요임무종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덕수 전 총리가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비상계엄이 내란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 국무회의 심의 외관 형성 등을 내란 가담 행위로 인정했다. 다만 단순히 비상계엄을 막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국무총리의 책임을 폭넓게 인정한 원심과 달리 이를 제한적으로 해석해 형량을 감경했다.
서울고법 형사12-1부(재판장 이승철)는 7일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 전 총리에 대해 원심인 징역 23년을 파기하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내란 관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무위원들 가운데 가장 먼저 나온 항소심 판단이다.
한 전 총리는 국무회의 부의장인 국무총리로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를 막지 못하고 이를 방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초 계엄 선포문에서 법적 결함이 드러나자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사후 선포문을 작성·폐기한 혐의와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계엄 선포문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도 받는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유죄 판단에 대해 대부분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 선포 전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비상계엄 문건과 포고령 등을 전달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또 국회 봉쇄 내용 등을 토대로 한 전 총리가 이번 비상계엄이 국헌문란 목적 아래 군 병력과 다수의 폭동 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국헌문란 인식을 전제로 국무회의 심의 외관 형성과 사후 선포문 작성 등 행위를 유죄로 인정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 이행 방안을 논의한 점도 내란중요임무종사로 판단했다.
다만 국무회의 이후 국무위원들의 부서를 받으려 한 점은 원심과 달리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참석자 명단 확인 차원의 서명 요청만으로는 부서를 요구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원심이 국무회의 심의 외관 형성과 관련한 부작위범(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경우의 책임)을 폭넓게 인정한 부분에 대해 보다 제한적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작위와 별개로 부진정 부작위범이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단순히 ‘막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고 적극적인 가담 행위를 중심으로 유죄 범위를 재구성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김용현이 이상민에게 문건을 전달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는 취지의 위증 부분에 대해서도 1심 유죄를 뒤집고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허위 증언 여부는 언어의 통상적인 의미와 용법, 증언 전후의 맥락, 신문 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해당 증언을 비상계엄 선포문이나 계엄 관련 일체 문건을 전혀 보지 못했다는 취지로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양형 설명에서 내란이 국가의 기본질서를 침해하는 범죄로 어떠한 범죄와도 비교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1970~1980년대 위헌·위법한 비상계엄과 내란 상황을 직접 경험해 그로 인한 광범위한 피해와 사회 혼란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었다”며 “그럼에도 자신에게 부여된 권한과 지위에 따른 막중한 책임을 저버린 채 범행에 가담했고 이후 자신의 죄책을 감추기 위해 사후 범행까지 저질렀다”고 질타했다. 다만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약 50년간 공직에 몸담으며 국가에 헌신한 공로가 있는 점, 사전에 내란 행위를 공모하거나 적극적으로 가담하지는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며 선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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