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68층 재건축, 57개월 만에 완공 가능할까
DL이앤씨 압구정 5구역 공기 57개월 제시
타 정비사업 60개월 이상 소요 현실성 논란
전문가들 “공기만으로 안전성 판단 무리”
입력2026-05-07 18:25
지면 22면서울 재개발·재건축 단지에서 50층 이상 초고층 설계가 잇따르는 가운데 통상 보다 빠른 공사기간을 제시한 단지에서 안전성과 현실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전문가들은 공사기간만으로 안전성을 따지기 보다는 공법·투입 비용·품질관리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서울 주요 정비사업 사업지에서 초고층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재건축 최대 사업지 중 하나로 꼽히는 강남구 압구정동의 경우 2·3·4·5구역 모두 60층 이상의 설계안이 추진되고 있다.
DL이앤씨는 압구정5구역(최고 68층) 재건축 사업에서 공사기간을 통상 보다 짧은 57개월로 제시하며 수주 의지를 보였다. 최근 한강변 초고층 정비사업들의 공사기간이 대다수 60개월 이상으로 제시된 것과 비교해 짧은 기간이어서 이목을 끌었다. 성수1지구(64층)의 공사기간은 63개월, 압구정4구역(67층)은 68개월로 제안된 바 있다. DL이앤씨는 공기 단축으로 조합원들의 금융비용을 줄일 수 있고, 다른 사업장에서 사업기간을 단축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준공된 고층 주거시설을 보면 층수와 공사기간은 대체로 비례하는 흐름을 보인다. 2023년 8월 준공된 브라이튼여의도(49층)는 착공부터 준공까지 공사기간이 49개월이었고, 같은 해 6월 준공된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59층)은 58개월이 소요됐다.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65층)는 59개월, 2020년 8월 준공된 용산센트럴파크(43층)는 43개월이 걸렸다.
특히 50층을 넘어가는 초고층 건축물은 일반 공동주택보다 까다로운 기준이 적용되며 공사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 현행법상 50층 이상 또는 높이 200m 이상 건축물은 초고층 건축물로 분류되며 일정 층마다 피난안전구역을 설치해야 하는 등 별도 안전기준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초고층 건물 건설의 복잡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단순히 공사기간만으로 안전 문제를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설명한다. 최수영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 사업은 공사기간, 공사비, 품질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구조”라며 “기간을 줄이려면 추가 비용과 자원을 투입할 수 있고 반대로 공기가 줄어드는데 비용이 그대로라면 품질과 안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형준 한국초고층도시건축학회 연구원장은 “공사기간과 건물의 안전성은 별개의 문제”라며 “안전성을 판단할 때는 건설 방식, 자재 등을 비롯한 변수를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지용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초고층 건축물은 설계 데이터와 시공 경험이 축적돼 왔고 공정 관리와 공법기술도 상당 부분 최적화됐다”며 “최근에는 콘크리트 조기강도 기술이나 모듈러 공법, 탑다운 공법 등이 발전하면서 공기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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