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보고서 필수요소 된 심리복지…기업들 앞다퉈 “상담받으세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심리상담센터 운영
현대차, 오은영아카데미 통한 1대1 상담
네이버, 연 10회까지 심리상담비 전액지원
기업 규모별 ‘심리 복지’ 격차 해소해야
입력2026-05-07 23:59
지면 2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 ‘마음의 병’으로 퇴사를 하거나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며 기업들 사이에서 임직원의 심리 관리가 중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7일 서울경제신문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자동차·네이버·카카오 등 총 5개 기업의 연결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해당 기업들의 2025년 복리후생비는 2024년 대비 평균 10.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관련 비용이 2345억 원에서 2791억 원으로 19% 오르며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여줬다. 각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보고서에는 모두 임직원에게 제공하는 복리후생에 심리 상담 등 ‘마음건강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삼성전자는 임직원들의 심리 관리 강화를 위해 국내에 30개소의 사내 심리상담센터와 마음건강 클리닉을, 해외에서는 제조사업장과 연구소에서 29개소의 사내 심리상담센터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마음건강증진 프로그램, 경력단계별 마음건강 교육 등도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2011년부터 사내 심리상담센터인 ‘마음산책’을 지속 운영해 오고 있다. 마음산책에는 한국심리학회 자격증을 보유한 상담사들이 배치돼 있다. 현대자동차는 임직원의 회사 생활과 가정을 위해 ‘오은영 아카데미’와 협업해 자녀 양육과 부부 관계, 가족 관계 등 테마의 1대1 상담 및 검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2023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가족챙김 프로그램은 심리적 고충 경감을 위한 실질적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대적으로 기업 문화가 유연한 정보기술(IT) 기업 또한 임직원을 상대로 심리 상담을 제공 중이다. 네이버는 회사와 연계된 총 5곳의 전문 상담 기관을 통해 심리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 10회까지는 상담 비용 전액 지원, 10회 이후에는 80%를 각각 지원하고 있다. 사내에도 심리상담센터를 설치해 주 5일 운영하며 정기적으로 마음 상태 및 스트레스 수준을 체크할 수 있도록 연 1회 심리 건강검진도 지원한다. 직장 내 괴롭힘이나 성희롱으로 인해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임직원들에게는 횟수 무제한의 무료 상담 및 우선 예약권을 부여한다.
카카오는 임직원 스트레스 완화를 위해 명상 및 상담 전문 공간인 ‘톡테라스’를 운영하고 있다. 심리 상담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대인 관계, 업무, 진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겪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자가 진단을 통해 심리적 어려움을 종합 진단하고 개인 맞춤형 종합·개별요인·심층보고서가 포함된 마음건강안내서를 제공한다.
다만 이 같은 ‘심리 복지’도 기업 규모별로 혜택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기업 중 97%가 영세사업자인 만큼 심리 상담 서비스 등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일터 내 심리 지원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경영진의 전향적인 태도와 제도적 뒷받침이 조화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확대되고는 있지만 실제 일터의 복지 수준은 결국 고용주 의지에 좌우되는 구조”라며 “신체 검진이 노동 생산성을 높인다는 인식 속에 기업 문화로 안착했듯 정신적 건강 역시 조직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는 공감대가 중소 업체들 사이에서도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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