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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석유 최고가격도 ‘동결’…5~7월 원유 작년의 80% 확보

22일까지 휘발유 1934원·경유 1923원 유지

매점매석 금지 7월까지 연장…포상제도 개선

입력2026-05-08 05:30

지면 8면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이 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5차 석유 최고가격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이 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5차 석유 최고가격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휘발유·경유·등유 도매가격에 적용되는 5차 석유제품 최고가격을 한 차례 더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중동 사태 전개 양상에 따라 국제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하자 시장 안정을 위해 국내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인한 정유사의 손실 보전 규모를 산정할 ‘최고액 정산위원회’는 이달 중 출범할 예정이다.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유가 상승이 물류비 등 서비스와 생산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해 최고가격을 다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석유제품 ℓ당 최고가격은 22일 0시까지 휘발유 1934원, 경유 1924원, 등유 1530원으로 유지된다. 3월 27일 2차 최고가격제 시행과 함께 설정한 가격이 8주 연속 이어지는 것이다.

정부가 최고가격을 동결한 것은 국제유가가 중동 전쟁 상황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면서도 주간 평균 가격으로 보면 배럴당 100~110달러에서 횡보하고 있어서다. 크게 흔들리는 가격을 그대로 산식에 반영해 가격을 계속 바꿀 경우 시장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이야기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제는 국제 가격 변동률보다 누적 인상 요인을 중심으로 보고 있다”며 “최고가격을 설정하지 않았다면 지금 휘발유와 경유의 ℓ당 가격은 각각 2200원, 2500원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유 제품 최고가격이 사실상 소비자 가격 인상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문 차관은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6%로 커졌고 특히 석유류 제품이 22%나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유가 상승이 화물차 운전자, 택배기사, 농어업인 등에게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각별히 고려해 최고가격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인한 정유사 손실 보전을 위해 ‘최고액 정산위원회’도 이달 중 구성한다. 당초 정부는 각 정유사가 외부 회계감사 법인과 함께 원가 기반 손해액을 산정하면 이후 위원회를 꾸려 정산액을 결정하기로 했는데 정산 기준을 놓고 정부와 업계의 시각이 엇갈리자 출범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원가가 아니라 국제 제품 가격을 기준으로 손해액을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위원회에는 석유시장 전문가와 법률가·회계사 등이 두루 참여할 예정이다.

7일 서울 시내 주유소에 설치된 휘발유, 경유 등 유가정보 안내판 앞으로 바이크를 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7일 서울 시내 주유소에 설치된 휘발유, 경유 등 유가정보 안내판 앞으로 바이크를 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정부는 원유 대체 물량 확보에도 총력을 다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정부가 5~7월 확보한 대체 물량은 2억 1000만 배럴에 육박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아랍에미리트(UAE)나 카자흐스탄 특사 파견 후 이행 상황을 철저히 점검하고 있다”며 “현재 확보한 5~7월 대체 물량은 예년의 80% 수준”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캐나다산 원유도 연 3300만 배럴 이상 추가 확보한다. 그동안 FTA를 체결했음에도 원산지 증명이 어려워 3%의 관세를 내왔는데 이를 개선하는 방식이다.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매점매석과 판매 기피 차단에도 나선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8차 회의를 주재하고 “최고가격제를 빌미로 한 판매 기피 등의 부정행위가 없도록 당초 이달 12일까지던 석유제품 매점매석 금지 고시를 7월 12일까지 2개월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매점매석 금지 조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과징금 신설과 포상제도 활용 등 제도 개선 방안도 추진한다.

할당관세 관리 강화 방안도 함께 논의됐다. 정부는 수입신고 지연과 보세구역 반출 지연 그리고 유통 단계에서 세율 인하 효과가 흡수되는 문제를 막기 위해 수입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점검하는 통합 관리체계를 연내 구축하기로 했다.

의료제품 수급 대책도 병행한다. 주사기와 약포장지 등 주요 품목 가격이 10~30% 오른 만큼 원료 우선 공급과 특별단속을 이어가고 의료재료 건강보험 수가도 평균 2% 인상해 제조업체와 의료기관 부담을 낮추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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