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양지마을 갈등 ‘나비효과’… 1기 신도시 통합 재건축 전선 흔들
신탁사 교체 사태에 일산·평촌·중동·산본 “우리도 남 일 아니다”
평촌 A-7구역, 역세권 단지 단독 재건축 움직임에 통합 논의 표류
일산 선도지구 4곳, 특별정비구역 지정도 못 한 채 일정 지연 우려
“이해관계 조율이 핵심… 올해 정비구역 지정 몇 곳이나 될지가 변수”
입력2026-05-08 07:56
지면 3면
분당 양지마을 통합 재건축 현장에서 소유자들 사이의 이견이 표면화되며 사업시행자인 신탁사까지 교체되는 사태가 벌어지자, 일산·평촌·중동·산본 등 다른 1기 신도시 지역에도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 이들 지역 역시 주민 간, 단지 간 이해충돌과 사업성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잠재해 있어 재건축 일정이 표류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는 ‘2027년 착공·2030년 입주’를 목표로 하는 1기 신도시 정비 로드맵을 내놓았지만, 통합 재건축 특유의 복잡한 이해관계 구조로 인해 사업 곳곳에서 갈등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 안팎에서 제기된다.
평촌신도시는 모두 20개의 특별정비예정구역으로 구획돼 있으며, 이 가운데 A-17구역(꿈마을 금호·한신·라이프·현대)과 A-18구역(꿈마을 우성·건영5·동아건영3) 2곳이 선도지구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상태다. 반면 A-7구역은 통합 재건축 논의가 오랫동안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선경1단지·동아8단지·경남8단지·신동아9단지를 하나로 묶어 사업을 진행하는 구조이지만, 주민들 간의 의견 간극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상황이다.
여기에 역세권에 위치한 선경1단지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통합이 아닌 단독 재건축을 밀어붙이자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내부 갈등이 한층 깊어지고 있다. 7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통합재건축위원회 구성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선도지구 신청 요건인 구역 내 주민 동의율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관심이 집중되는 신동아9단지의 경우 통합 재건축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주민 비율이 43.6%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여러 단지가 발을 맞춰야 하는 통합 재건축 특성상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과정이 결코 간단하지 않다”며 “대규모로 사업을 추진하면 주거환경 개선이나 사업성 면에서 이점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막상 현장에선 단지마다 셈법이 달라 속도를 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산신도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2024년 11월 총 9000여 가구 규모의 재건축 선도지구 4곳이 선정됐지만, 아직 특별정비구역 지정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 채 발이 묶여 있다. 초반부터 탄력을 받지 못하면서 일정 지연에 대한 걱정도 커지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고양시 일산신도시 내 후곡마을16단지 동아코오롱, 후곡마을9단지 LG롯데, 강선마을1단지 대우벽산, 문촌마을3단지 우성 등 4개 단지가 최근 통합 재건축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재건축 추진의 발판을 미리 닦으려는 포석으로 읽히지만, 통합 재건축을 둘러싼 불안감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해당 단지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분당 양지마을 사례에서 보듯, 사업이 일정 궤도에 오른 뒤에도 예기치 못한 변수는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며 “단지 간 이해관계를 얼마나 잘 조율하느냐가 통합 재건축의 성패를 가르는 만큼, 올해 안에 실제 정비구역 지정까지 이어지는 곳이 몇 군데나 나올지가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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