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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비상출격 8분만에 독도 도달…“적 도발에 365일 24시간 즉각 대응”

■공군 ‘제11전투비행단’ 가보니

G슈트 입고 24시간 대기…“스크램블!” 비상 출격

대기조 곧장 활주로 질주 독도 상공 8분만에 도착

타우러스·슬램ER탑재 공군의 핵심 타격 전력

전투 행동반경 1800㎞ 급유 없이 장시간 임무

北 군 지휘부 겨냥 장거리 정밀타격 능력

입력2026-05-09 07:00

수정2026-05-09 07:00

지면 18면
7일 대구에 위치한 공군 제11전투비행단에서 이현호 서울경제신문 기자가 F-15K 조종석에 직접 탑승해 체험하고 있다. 사진 제공=공군
7일 대구에 위치한 공군 제11전투비행단에서 이현호 서울경제신문 기자가 F-15K 조종석에 직접 탑승해 체험하고 있다. 사진 제공=공군
7일 대구에 위치한 공군 제11전투비행단에서 이현호 서울경제신문 기자가 F-15K 조종석 앞에서 조종과 정비 관련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공군
7일 대구에 위치한 공군 제11전투비행단에서 이현호 서울경제신문 기자가 F-15K 조종석 앞에서 조종과 정비 관련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공군
7일 대구에 위치한 공군 제11전투비행단에서 이현호 서울경제신문 기자가 F-15K 전투기 옆에서 마련된 장착 무장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공군
7일 대구에 위치한 공군 제11전투비행단에서 이현호 서울경제신문 기자가 F-15K 전투기 옆에서 마련된 장착 무장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공군
공군 제11전투비행단 부대 마크.
공군 제11전투비행단 부대 마크.
타우러스 무장 장착.
타우러스 무장 장착.
야간비행 이륙.
야간비행 이륙.
GBU-28 무장 장착.
GBU-28 무장 장착.
F-15K 이륙.
F-15K 이륙.
공중기동훈련.
공중기동훈련.
공중기동훈련.
공중기동훈련.

띠리리리리릿! “비상출격”…“비상출격”

동해 북동쪽 외곽 대한민국 방공식별구역(KADIZ)에 빠른 속도로 접근하는 미식별 항공기 2대가 경기 오산의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에 포착됐다. 상황은 공군 제11전투비행단(11전비)에 곧바로 전달됐고 동시에 비상출격 명령이 떨어졌다.

비행단 방공 비상대기실(ALT)에는 ‘F-15K’라고 쓰인 현판에 불이 들어왔다. 요란한 비상벨과 함께 출격 명령이 떨어지자 지형 숙지를 하며 비상대기 중이던 조종사들은 조종 헬멧을 손에 들고 “스크램블(scramble·비상출격)”을 외치며 본능적으로 출구를 향해 빠르게 뛰어나갔다.

바로 옆에 함께 대기하던 정비·무장사들도 뒤를 쫓아 전력 질주해서 F-15K 전투기가 있는 이글루(전투기 격납고)에 도착했다. 출격 상태를 긴급 점검하고 장착된 미사일 보호 덮개와 고정핀을 신속히 제거한 후 연료 점검까지 빠르게 마쳤다.

조종석으로 뛰어올라 재빠르게 탑승한 조종사들도 헬멧과 장구를 착용하고 엔진 시동을 걸어 이륙 전 점검 절차를 수행했다. 준비를 마친 F-15K 2대가 곧장 활주로까지 이동해 500m를 거침없이 내달리더니 고막을 뚫을 듯한 굉음을 내며 5초도 안 돼 하늘로 날아올라 구름 속으로 사라졌다.

이륙까지 걸린 시간은 5분 안팎. 비상시 8분 이내에 이륙해야 하는 8분 대기조의 대비 태세를 실감케 했다. 대구 기지를 떠난 F-15K 2대가 독도 상공에 도착한 것은 이륙 8분 후. 독도 북쪽 KADIZ에서 러시아 군용기 2대와 마주했고 지속적인 경고 방송을 통해 KADIZ 밖으로 벗어나도록 유도해 임무를 완수했다. 이번 비상출격은 러시아 전투기 2대가 무단 진입한 상황을 가정한 훈련이다.

지난달 28일 방문한 대구의 공군 11전비 전투기 조종사들은 대한민국 영공 방위의 심장이라는 신념 속에 “한반도 영공 이상 무”의 마음가짐으로 24시간 임무 수행에 매진하고 있었다.

이날도 비상대기 중이던 11전비 전투기 조종사들은 긴급 상황에 따른 스크램블 명령이 떨어진 순간부터 빠르게 활주로를 박차고 이륙해 관제탑에 보고를 마치는 실제 상황이 이어졌다. 오산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작전본부(KAOC) 내 공군 MCRC로부터 적 항공기 전개 방향과 전개 대수 등 정보를 받고 즉시 출격해 전투 준비에 나서는 데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긴장감이 감도는 ALT은 365일·24시간 운영되고 있다. 전투기 조종사들은 4명이 1조로 4교대로 움직인다. 조종사들은 KADIZ 내로 적 진입이 포착되면 오산의 MCRC에서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최대 8분 내 출격을 완료해야 한다.

언제 비상출격 명령이 떨어질지 알 수 없는 전투기 조종사들은 항상 비행복(G슈트)을 입은 채 대기실에서 밤을 새워가며 깨어 있어야 한다. 대기실을 벗어날 수 없고 식사도 이동 배식을 통해 받은 음식으로 내부에서 해결한다. 화장실에 갈 때도 보고는 필수다. 짝꿍처럼 정비·무장사들도 함께 365일·24시간 ALT에서 근무한다.

신인철 제122전투비행대대 2편대장(소령)은 “전투기 조종사라면 언제든 출격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긴 체공 시간과 압도적인 무장 능력을 갖춘 F-15K 조종사로서의 자부심을 바탕으로 완벽한 임무 수행을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해 훈련하겠다”고 말했다.

11전비는 창설 이래 북한과 러시아·중국·일본 등 모든 주변국의 군사 도발에 대응해온 부대다. 공군에서 유일하게 한반도 영공 전체를 항시 초계비행하며 경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최신의 4세대 전투기 F-15K ‘슬램이글’을 운용하고 있다.

F-15K의 무장 운용 능력은 제17전투비행단의 F-35A 스텔스 전투기만큼 막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대 전투 행동반경은 약 1800㎞에 달한다. 이 덕분에 공군의 전투기 가운데 작전 반경이 가장 넓다. 동서남북 가릴 것 없이 한반도 전역에서 공중전투 초계, 긴급 출격, 요격, 경고와 과시 등 다방면으로 작전이 가능하다. 공중급유 없이 대구에서 이륙해 175마일(324㎞) 떨어진 독도에서 30여 분, 285마일(527㎞) 떨어진 이어도에서 20여 분 작전이 가능한 유일무이한 전투기다.

11전비는 F-15K에 탑재된 각종 공대지·공대공 미사일에 힘입어 장거리 정밀폭격 작전에 특화된 부대이면서도 고고도 공중 우세 확보와 대륙 간 전개 능력, 다국적 연합공군 작전지휘 능력 등을 갖춘 대한민국 공군의 핵심 전력 중의 핵심이다. 창설 후 2025년까지 대통령 부대 표창을 8회 받았다.

11전비가 운용하는 주력 기종인 F-15K는 쌍발 엔진으로 최대 속도 마하 2.5(시속 2826㎞), 최장 체공 시간은 3시간 30분에 이른다. 길이 19.4m, 폭 13.0m에 높이는 5.7m로 최대 무장 탑재 능력은 11톤이다.

주요 공대공 무장은 적외선 추적 방식으로 조종사의 헬멧에 장착된 조준기와 연동하는 단거리 미사일 AIM-9X ‘사이드와인더’, 탐지거리와 사거리가 월등해 적이 아군 전투기를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적기를 격추할 수 있는 레이더 유도 방식의 장거리 미사일 AIM-120C ‘암람’이 있다.

공대지 무장으로는 재래식 폭탄에 유도장치를 장착해 스마트 무기로 변형된 유도폭탄으로 위성항법장치(GPS) 기반인 ‘JDAM(합동정밀직격탄)’이 있다. 두께 2.5m의 콘크리트 벽을 뚫은 뒤 내부를 파괴할 수 있다. 최대 사거리가 280㎞에 달하는 장거리 순항미사일 ‘슬램ER(AGM-84H SLAM-ER)’은 정확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대전에서 발사해 부산 구덕경기장에 있는 축구 골대를 정확히 타격하는 게 가능하다.

북한 군 지휘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타우러스’도 있다. 대구에서 곧바로 발사할 땐 500㎞를 날아가 20분 이내에 평양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무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김학선 항공작전전대장(대령)은 “11전비 F-15K 조종사들은 평소 전술 조치에 대한 실전적 훈련을 지속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한 가운데 망설임 없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11전비의 전투기 정비 격납고는 축구장 크기 1.5배 규모에 이른다. 궂은 날씨에도 많은 정비사가 구슬땀을 흘리며 꼼꼼하게 정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기자가 찾은 날은 주력 전투기 F-15K 2대가 입고돼 야전급 정비(검사)가 한창이었다. 11전비 정비 격납고에는 전투기 6대를 동시 수용할 수 있다.

정비 격납고를 나와 비행 시뮬레이터 센터로 이동했다. 비행 스케줄이 없는 전투기 조종사들은 이곳에서 훈련한다. 실제 전투기와 똑같은 가상 콕핏에 앉아 비행 절차 및 기술을 숙달한다. 특히 기상 악화나 결함 사태 등 접하기 힘든 비정상 상황에 대비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유용하다. 각자 주어진 임무에 따라 북한 지역의 공격 목표 상공을 비행하며 작전 수행 능력도 향상시킨다.

11전비는 6·25 전쟁 이후 전력 증강 계획인 ‘무술작전’의 일환으로 1958년 8월 1일 김포 기지에서 창설됐다. 1970년 10월 현재의 대구 기지로 이전했다. 1977년 F-4E ‘팬텀기’를 도입했고 2005년 F-15K 전투기를 최초 도입해 2008년 7월 성공적으로 전력화를 끝내 공군을 대표하는 최강의 전투비행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부대 별칭은 ‘광성대’로 불린다.

예하 전투비행대대는 3개가 있다. 제102전투비행대대·제110전투비행대대·제122전투비행대대 등이다. F-15K는 61대를 도입했지만 2대가 추락해 현재 59대를 운용 중이다. 이 가운데 제122전투비행대대는 F-15K를 가장 먼저 전력화해 작전을 시작한 비행대대로 이영수 전 공군참모총장, 손석락 현 공군참모총장 등이 거쳐갔다.

11전비는 대한민국 ‘전투기의 요람’이다. F-86부터 시작해 F-4, F-5, F-16K에 이르기까지 국외에서 대한민국에 도입되는 모든 전투기는 반드시 11전비를 거쳤다. 공군의 ‘테스트베드’인 셈이다. 여기서 창설된 비행대대들은 16·17·18·19전투비행단과 38전투비행전대로 퍼져나가 해당 부대의 근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F-35A는 극비 보안이라 별도의 단계를 밟아야 해 제외됐다.

11전비의 슬로건은 ‘영공을 우리 품에! 최강 11(전)비’다. 대한민국 영공 방위의 심장으로서 우리 영공을 한 치의 빈틈없이 반드시 지키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류기필 제11전투비행단장(준장)은 “어떠한 전장 환경에서도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강력한 플랫폼인 F-15K를 바탕으로 우리 공군이 한반도의 평화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중추 역할을 하는 데 이바지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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