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의 검’ 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윤지영 마켓시그널부 차장
입력2026-05-08 18:04
지면 23면
‘-79.49%.’ 올해 들어 하락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KIWOOM200선물인버스2X’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다. 1000만 원을 투자했다면 200만 원 정도만 손에 남게 된 것이다. 하락에 2배 베팅하는 상품의 특성상 가격을 역추종하는 인버스 ETF보다 하락 폭도 그만큼 컸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특정 상품만의 일이 아니다. ETF체크에 따르면 올 들어 하락률 상위 10위권 상품에는 곱버스·인버스 ETF가 가득하다.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수익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손실을 키울 수 있는 ‘양날의 검’이라는 점을 재확인한 셈이다.
이달 22일 상장을 앞둔 단일 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놓고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에도 이 같은 부작용이 자리 잡고 있다. 첫 시작은 고환율 여파로 국내 개인투자자의 해외 투자 자금을 다시 끌어온다는 취지였지만, 업계에서는 ‘국내 증시 변동성에 따른 파급효과’에 더 주목하고 있다.
앞선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총 16개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 종목 레버리지·곱버스(인버스 2배) ETF가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대형주지만 최근 장세에서는 하루에 10%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할 정도로 극심한 변동성을 보인다. 수급이 몰리는 상황에서 단일 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가속페달’ 역할을 하게 된다. ETF 유동성 공급자(LP)는 상승장이든 하락장이든 헤지 비중을 맞추기 위해 관련 종목 주식(선물 포함)을 대량으로 추격 매수하거나 매도하게 돼 결국 시장 혼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뒤늦게 주식 투자에 뛰어든 ‘포모(FOMO·소외 공포감)족’들이 단기 수익률 극대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증권 업계의 한 임원은 “하루에만 주가가 10% 이상 오르다 보니 ‘연 15% 상품’도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레버리지·인버스·곱버스 ETF가 장기 투자 상품이 아니라는 인식도 흐려진 분위기”라고 했다.
금융 당국 또한 이 점을 우려해 투자자 사전 교육을 강화했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상품 출시 첫 6개월이든 1년이든 별도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의 다각적인 추가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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