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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노총, 사회문제 된 삼전 파업에 계속 모르쇠할 건가

입력2026-05-09 00:05

지면 23면
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인근에 삼성전자 주주행동실천본부에서 설치한 삼성전자 노조 규탄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인근에 삼성전자 주주행동실천본부에서 설치한 삼성전자 노조 규탄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가 8일 김도형 경기지방노동청장과 면담한 뒤 사후조정 절차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달 21일로 예고된 총파업을 앞두고 노사가 다시 한번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됐다. 이번 삼성전자 분규가 내부의 노노 갈등을 키우는 등 사회 전반의 문제가 된 만큼 노사를 포함한 당사자들 모두가 문제 해결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그러나 이 중차대한 시국에 국내 노동계를 대변해 온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이해하기 힘든 침묵으로 일관해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0만 명의 조합원을 거느린 양대 노총은 평소 노동 현안이라면 가장 먼저 목소리를 높여 왔다. 기업의 구조조정이나 비정규직 문제는 물론 개별 사업장의 미세한 갈등에도 적극 개입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노조 사태를 대하는 태도는 ‘강 건너 불구경’ 그 자체다. 대통령과 주주, 사회단체들까지 노조의 과도한 성과급 요구가 불러올 파장을 우려하지만 양대 노총은 ‘우리 소속 노조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단 한마디 입장 표명도 없다.

노사·노노 관계의 방향성을 좌우할 중대한 문제에 방관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노동계의 대표성을 표방한 단체답지 못한 행태다. 오죽하면 자신들에 유리한 사안이면 나서고 까다로운 사안은 뒤로 빠지는 비겁한 자세라는 비판이 나오겠나. 두 노총의 지속적 ‘모르쇠’가 향후 삼성전자 노조를 자신의 세력권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조직 논리’ 때문일 수는 있겠으나 국민적 설득력을 얻을 수는 없을 것이다.

양대 노총은 더 이상의 침묵은 스스로 노동계의 대표성을 부정하는 일이나 다름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가 삼성전자 내 초기업노조와 2·3대 노조(전국삼성전자노조·동행노조) 간 노노 갈등으로까지 비화하는 등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또 삼성전자 노조의 ‘45조 성과급’ 요구는 기업 이익의 공정한 분배와 산업 경쟁력 유지에 대한 문제를 촉발시켰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양대 노총은 이제라도 ‘선택적 정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측의 책임이 부각될 때는 사회 정의를 외치다가 노조의 무리한 요구에는 눈을 감는 이중잣대는 버려야 마땅하다. 노동시장의 양극화 해소와 세대 간 형평성, 그리고 산업 경쟁력을 함께 고민하는 책임 있는 경제주체의 모습을 보여줘야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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