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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에 집값 들썩…정부는 “상승 기대 낮아져” 딴소리

입력2026-05-09 00:05

지면 23면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꺾이는 듯했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역대급 전세난 속에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7일 발표한 5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5% 오르며 상승 폭을 키웠다. 강남구를 제외한 전 자치구가 올랐고 하락세였던 용산구도 4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전주 대비 0.23% 오르며 2015년 11월 셋째 주의 0.2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매물 가뭄 속 전세난이 매매가격을 위로 밀어 올리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부동산 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는데도 정부는 이를 애써 외면하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8일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제로 투기 매수세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며 “주택 가격 상승 기대도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하루 앞두고 정부의 조치가 효과를 내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일 것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면 매물 잠김과 전세난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세금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은 이미 주택을 처분했고 지금까지 버틴 사람들은 증여나 장기 보유를 선택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또 시장에 묶인 매물은 전월세 가격 인상으로 전가돼 서민의 주거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 다주택자 매물을 끌어내 주거를 안정시키려던 정책이 역효과를 초래하는 셈이다.

다시는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집값 급등만 초래했던 문재인 정부 때의 과오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징벌적 과세와 인위적 수요 억제로는 집값을 잡을 수 없다는 사실은 이미 충분히 입증됐다. 집값 안정의 근본 해법은 시장이 원하는 입지에 양질의 주택이 충분히 공급된다는 확실한 신호를 주는 것이다. 정부가 1·29 대책에서 약속한 2030년까지 수도권 6만 가구 공급 목표는 실제 입주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장의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에 한계가 있다. 이제라도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정비계획 절차 간소화 등 민간 공급 활력을 극대화할 실효성 있는 카드를 속도감 있게 시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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