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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외투자 1위 브라질....미국 ‘안방’ 중남미에 9조 베팅한 이유는

지난해에만 9조원 투자...1년만 45%↑

원자재는 물론 전기차·플랫폼 진출도 속도

미중 패권경쟁 속 남미 최대 경제대국 ‘러브콜’

입력2026-05-09 06:00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EPA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EPA연합뉴스

중국이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가장 많은 금액을 브라질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9조 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브라질로 흘러들어갔는데 이는 1년 전보다 45% 늘어난 수치다. 중남미에서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는 중국이 남미 최대 경제 대국인 브라질에 대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브라질기업협의회(CBBC)가 발표한 연례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의 대(對)브라질 투자액이 전년 대비 45% 증가한 61억 달러(약 8조 9639억 원)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같은 기간 브라질 전체 외국인 직접투자 증가율(4.8%)과 중국의 전 세계 해외투자 증가율(1.3%)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브라질은 중국 전체 해외투자의 10.9%를 흡수해 미국(6.8%)을 제치고 중국의 최대 투자처로 올라섰다.

투자 분야는 기존 원자재 중심에서 자동차·플랫폼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금·니켈·구리 등 핵심 광물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이 잇따르면서 중국 기업의 브라질 광업 투자액은 17억 6000만 달러(약 2조 5000억 원)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전력 부문에는 태양광·풍력·수력 등 27개 프로젝트에 17억 9000만 달러(약 2조 6000억 원)가 투입돼 최대 투자 분야 지위를 유지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현지 생산 확대도 두드러진다. BYD와 창청자동차(GWM)는 각각 포드와 메르세데스벤츠가 철수한 공장을 인수해 브라질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 BYD는 지난해 브라질 전기차 판매의 72%를 차지했으며 지난해 10월 가동을 시작한 바이아주 공장에서 연말까지 약 2만 대를 생산했다. 지리자동차도 르노 브라질 법인 지분 26.4%를 인수하고 현지 연구개발(R&D)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 플랫폼 기업들도 브라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최대 배달 플랫폼 메이퇀의 해외 브랜드 ‘키타’는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고 차량 호출 플랫폼 디디추싱도 음식 배달 사업을 확대했다. CBBC는 “중국 내 성장 둔화와 규제 압박을 받는 기업들이 브라질을 중국 자본에 열려 있는 대형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기업들은 지난해 브라질 26개 주 가운데 역대 최대 수준인 20개 주에서 사업을 펼쳤다. 투자 프로젝트도 52건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브라질은 희토류 매장량 세계 2위, 세계 흑연 매장량의 26.5%를 보유한 자원 강국이다. 중국이 전기차 배터리와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브라질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브라질의 지정학적 가치도 커지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안방’으로 여겨져 온 중남미에서 브라질을 비롯해 콜롬비아·쿠바 등 좌파 성향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질에 50%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브라질과 중국의 밀착이 한층 강화됐지만 최근에는 미국도 희토류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브라질 광산 투자에 나서는 등 브라질에 다시 손을 내밀고 있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광물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밝혔다. 룰라 대통령도 방미 기간 핵심 광물과 데이터센터 등 분야에서 미국의 투자를 요청하며 “미국이 브라질에 다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시도하며 브라질의 몸값을 높이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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