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생도 반드시 접종 받아야”…젊은층서 ‘이 암’ 급증, 예방책은
박준욱 서울성모병원 두경부암센터장
“HPV 백신, 사춘기 전후 시기 접종해야”
조기 발견이 어려워 ‘침묵의 암’이라고 불리는 두경부암의 주요 원인은 흡연과 음주라고 알려져 있지만, 최근 들어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으로 인한 두경부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두경부암은 뇌와 안구를 제외한 구강(혀), 비부비동(코), 침샘, 인두(편도), 후두 등 30여개 부위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통칭한다. 매년 국내에 약 5000명 이상 새로 진단되고 있다.
그동안 두경부암은 흡연과 음주가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왔다. 실제로 환자의 약 70~85%가 흡연력과 관련이 있으며, 흡연과 음주를 동시에 할 경우 암 발생 위험은 최대 15~20배까지 증가한다. 또 국내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도 남성이 여성보다 두경부암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최근 두경부암의 양상이 변화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흡연과 무관한 환자가 늘고 있으며, 특히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과 관련된 두경부암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HPV는 흔히 자궁경부암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구인두암(편도암, 설근부암 등)과 같은 두경부암의 주요 원인으로도 작용한다.
HPV는 성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바이러스다. 최근에는 젊은 연령층에서도 두경부암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이미 HPV 관련 구인두암이 빠르게 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흡연 관련 두경부암은 감소하는 반면 HPV 관련 암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두경부암 예방을 위해 금연과 절주가 여전히 중요하지만, 이제는 HPV 감염 자체를 차단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단연 HPV 예방접종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정책적 변화가 이뤄졌다. 이달부터 12세 남성(2014년생) 청소년을 대상으로 HPV 백신 무료접종이 시행된다. 이는 HPV가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서도 감염되고, 구인두암 등 다양한 암의 원인이 된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다. 실제로 HPV는 전 세계적으로 구인두암의 약 70% 이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준욱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두경부암센터장(이비인후과 교수)은 “HPV 백신은 감염 이전에 접종할 때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에, 성 경험 이전인 사춘기 전후 시기에 접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남학생의 경우 그동안 예방접종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덜 강조되어 왔지만, 이제는 본인의 건강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감염 감소를 위해서도 적극적인 접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경부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 시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고, 전체 평균 5년 생존율은 50~60%대로 예후가 좋지 않다. 그러나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매우 높다.
목에 혹이 만져지거나, 구강 내 궤양이 오래 지속되거나, 쉰 목소리가 지속된다면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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