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현대차, 새만금서 ‘에너지 자립’ 수소시티 띄운다
남동발전 손잡고 밸류체인 확장
태양광·수전해 결합 모델 구축
새만금 지산지소 수소시티 목표
수소차 부진, 수요 다각화 모색
현대자동차그룹이 발전 공기업과 협력해 전북 새만금 일대에서 만들어낸 수소를 전력 생산에 투입하는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수소차·수소연료전지에 집중돼 있던 수소 사업의 영역을 발전 분야로까지 확장하며 밸류체인을 한층 두텁게 쌓아가려는 전략적 행보로 읽힌다.
현대차-남동발전, 이달 중 업무협약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는 한국남동발전과 이달 안에 수소 발전사업을 중심으로 한 업무협약을 맺을 예정이다. 협약 체결을 발판 삼아 양 사는 구체적인 공동 사업 모델을 설계해 나갈 방침이다. 현대차는 남동발전 외에도 여러 민간 발전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수소 사업 외연을 더욱 넓히는 방안도 함께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주요 발전사와 손을 맞잡은 배경에는 자체 생산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수소 기반 제조 생태계를 조기에 완성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현대차는 새만금에 수소 생산 시설을 갖추고, 이를 기반으로 로봇 생산 공장과 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조달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형’ 수소시티 구현을 목표로 삼고 있다. GS칼텍스 등 주요 수소 생산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수소발전 역량을 꾸준히 키워온 남동발전은 이 구상을 실현할 핵심 파트너로 낙점됐다.
수요처 다변화로 밸류체인 강화…규모의 경제 겨냥
발전 부문으로의 수요처 확장은 수소 사업 전반의 밸류체인을 더욱 견고히 하는 효과도 가져올 전망이다.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넥쏘를 앞세워 일찌감치 수소 승용·상용차 시장에 발을 들였고, 국내외에 수소연료전지 생산 거점을 꾸준히 늘려왔다. 수요처가 다양해질수록 생산 규모를 확대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규모의 경제 효과를 실현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최근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수소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현대차 장기 비전의 핵심 축”이라며 수소사업 확장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2018년 넥쏘 출시로 수소 사업에 본격 뛰어든 현대차는 이제 수소 생산·저장·운송을 포괄하는 밸류체인 전반으로 사업 무대를 넓히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정 회장은 수소사업 브랜드 ‘HTWO’를 언급하며 “완전한 수소 생태계 구축”이 해당 브랜드의 지향점임을 강조했다.
업계가 이번 업무협약 움직임에 주목하는 것은 정 회장의 구상이 구체적인 현실로 구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만금에 GW급 태양광단지…잉여 전력은 수소로 비축
업계 안팎에선 현대차가 자체 생산 수소로 발전기를 직접 돌리는 형태로 협업이 구체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는 새만금 일대에 1조 3000억 원을 들여 GW급 태양광발전단지를 조성해 전기를 직접 생산할 계획이다. 현지 생산 전기를 즉시 활용하면서 잉여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비축하고, 필요 시 이를 다시 발전에 활용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최대화하는 방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은 날씨에 따른 발전량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보완할 기술이 병행돼야 한다”며 “발전량이 많을 때는 잉여 전력을 저장하고 반대의 경우 저장해둔 전력을 사용하는 수소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소발전 분야에서 축적된 역량을 보유한 남동발전이 파트너로 합류하면서 현대차의 수소발전 구상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산지소형 AI 수소시티…에너지 자립이 핵심 과제
수소 기반 전력 활용이 고도화될수록 새만금 지산지소형 AI 수소시티 사업의 추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에서 생산한 수소를 지역 안에서 소비해 에너지 자립 수준을 높이는 것이 이 사업의 골자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는 흐름 속에서 자체 에너지원을 두텁게 확보할수록 단지 내 생산 안정성도 함께 높아진다. AI 데이터센터와 로봇 클러스터처럼 전력 소비가 큰 시설을 새만금에 대규모로 들일 예정인 만큼, 안정적인 에너지 조달은 이 사업의 전제 조건이기도 하다. 정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AI 인프라, 전동화 운송 등에서 에너지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에너지 안보는 우리 모두가 직면해야 하는 점점 더 중요한 주제가 됐다”면서 “현대차는 수소가 세계의 에너지 과제를 해결할 해법으로서 큰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넥쏘 생산량 0.3% 그쳐…수소차 시장 성장은 숙제
발전 사업을 새로운 포트폴리오로 편입함으로써 수소 수요처를 다각화하고, 이를 통해 전체 수소사업의 안정성을 끌어올리는 효과도 기대된다. 현대차는 수소전기차를 중심으로 수소사업을 이끌어왔지만 아직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된 넥쏘는 약 5700대로, 전체 국내 생산 물량(약 184만 6800대) 가운데 0.3%에 불과하다. 수소차 시장이 성장하려면 충전 인프라를 비롯한 수소 활용 생태계 자체가 먼저 확대돼야 하지만, 관련 인프라 미비로 성장 속도가 좀처럼 붙지 않고 있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수소사업 전반을 탄탄히 유지하기 위해서도 자동차 이외 분야로의 수소 활용 확대는 놓칠 수 없는 과제다. 다양한 산업군에서 수소 수요가 늘어날수록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기가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울산에 수소연료전지 공장 건설…수전해기 국산화도 추진
이를 위해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 사업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9300억 원을 투입해 내년까지 울산 공장 내에 수소연료전지 생산 시설을 완공하고, 고분자전해질막(PEM) 수전해기 등을 양산할 계획이다. 수전해기는 연료전지 기술을 응용해 물에서 고순도 청정수소를 뽑아내는 장치로, 현대차는 국산화율을 90% 이상으로 높여 장기적으로 해외 수출까지 추진하는 방향을 모색 중이다.
그룹 주요 계열사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수소를 접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수소를 활용하는 기업이 늘어야 생산량이 늘고 이것이 다시 소비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수소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 현대차의 중장기 성장 전략 전반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는 수소·로보틱스·AI를 미래 성장을 이끌 3대 핵심 축으로 제시하고 있다.
현대차, 새만금 수소로 전기 만든다…남동발전과 이달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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