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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차례 동결된 석유 최고가격…출구전략 고민할 때

입력2026-05-11 00:05

지면 31면
10일 서울 한 알뜰주유소에 주유하려는 차량이 붐비는 반면  길 건너 휘발류 기준 79원 비싼 일반 주유소는 한산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10일 서울 한 알뜰주유소에 주유하려는 차량이 붐비는 반면 길 건너 휘발류 기준 79원 비싼 일반 주유소는 한산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이란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석유 최고가격제가 도입된 지 두 달이 흘렀다. 정부는 3월 13일부터 최고가격제를 시행한 뒤 같은 달 27일 2차 고시에서 가격을 약 12% 인상한 후 5월 8일까지 3·4·5차 고시에서 계속 가격을 동결했다. 누적된 인상 요인이 적지 않지만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데다 물가 상승 부담까지 감안해 동결을 유지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전쟁으로 치솟은 유가가 물가 전반의 상승을 자극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가격 안정 장치를 가동한 것은 필요한 조치였다.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휘발유 가격은 ℓ당 2200원, 경유는 2500원을 넘어섰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도 이 조치 덕분에 지난달 물가 상승률을 1.2%포인트 낮춰 2.6% 수준으로 억제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물가 상승률이 3.8%에 달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석유 가격 통제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누적된 인상 억제분만 해도 휘발유는 ℓ당 약 200원, 경유는 약 400원, 등유는 약 600원에 달한다. 세금으로 보전해야 할 정유사의 손실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최고가격제를 6개월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목적 예비비 4조 2000억 원을 편성했지만 정유 업계에서는 시행 두 달도 되기 전에 누적 손실액이 3조 원대에 이른 것으로 추정한다. 이 같은 추세라면 재정 부담 확대는 불가피하다.

정부는 최고가격제의 출구 전략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전쟁이 끝나도 인프라 파괴 등의 영향으로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인위적 가격통제는 소비자들의 고유가 체감도를 떨어뜨려 에너지 절약 유인을 약화시키고 제도 종료 이후 가격 급등에 따른 시장 충격을 키울 수도 있다. 최고가격제를 시의적절하게 종료하고 유류세 인하 등 보다 지속 가능한 대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에너지 소비 절감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도 필요하다. 이제는 고유가 지원금 같은 보편 지원보다 생계형 소비자와 취약 계층에 대한 핀셋 지원을 확대하는 쪽으로 정책을 전환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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