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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판 5m·내부 7m까지 훼손…정부 “공격 주체는 확인 못해”

[나무호 피격 합동조사]

■외부 타격으로 결론

“기관실 화재 비행체 타격으로 발화”

선원들 “좌현 쪽에서 쿵하는 폭발음”

수거한 비행체 엔진 등 잔해 정밀분석

靑 NSC 실무위 열고 대응방안 논의

입력2026-05-10 22:01

수정2026-05-10 23:31

지면 3면
정부는 미상의 비행체 2기가 HMM 나무호 선미 좌현 평행수 탱크 외판을 타격, 폭 5m·깊이 7m의 파공이 발생했다고 10일 밝혔다. 정부 합동조사단은 비행체 발사 주체 등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에서 수거한 엔진 잔해 등을 추가 분석할 예정이다. 외교부
정부는 미상의 비행체 2기가 HMM 나무호 선미 좌현 평행수 탱크 외판을 타격, 폭 5m·깊이 7m의 파공이 발생했다고 10일 밝혔다. 정부 합동조사단은 비행체 발사 주체 등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에서 수거한 엔진 잔해 등을 추가 분석할 예정이다. 외교부

HMM 나무호 화재 원인이 당초 예상과 달리 외부 타격으로 밝혀지면서 누가 공격의 주체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나무호를 타격한 ‘미상의 비행체’가 이란의 것으로 확인될 경우 한·이란 관계는 물론 우리 정부의 호르무즈해협 대응 방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화재 원인은 선박 내부와는 무관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선을 그었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조사 결과 브리핑에서 “나무호 기관실 화재는 미상의 비행체에 의한 1차 타격으로 발화됐고 이후 2차 타격으로 화재 규모가 급격히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변인은 “선박 엔진·발전기·보일러 등 내부 부품에는 특이점이 없었다”며 “발화 지점은 나무호 평형수 탱크 상판의 천공 부위”라고 설명했다. 비행체 2기가 나무호 선미 좌현의 평형수 탱크 외판을 잇따라 타격했고 이로 인해 좌측 선미 외판이 폭 5m, 깊이 7m 규모로 훼손되면서 화재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는 “선박 기관실 좌현 쪽에서 ‘쿵’ 하는 원인 모를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는 선원들의 진술과도 부합하는 조사 결과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선박 결함 등 내부 요인에 따른 발화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정부 역시 초기에는 피격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을 내놓은 바 있다. 사고 초기 판단이 빗나간 데 대해 박 대변인은 “화재 초기에는 선원이나 인근 선박을 통해 파공을 식별하지 못했다”며 “이후 CCTV 확인과 선장 면담 등을 거쳐 외부 타격 정황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미상의 비행체 2기가 HMM 나무호를 타격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10일 밝혔다. 사진은 발화 지점인 평행수 탱크 상반 부근으로, 조사단은 비행체 발사 주체 등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에서 수거한 엔진 잔해 등을 추가 분석할 예정이다. 외교부
정부는 미상의 비행체 2기가 HMM 나무호를 타격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10일 밝혔다. 사진은 발화 지점인 평행수 탱크 상반 부근으로, 조사단은 비행체 발사 주체 등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에서 수거한 엔진 잔해 등을 추가 분석할 예정이다. 외교부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재 발생 직후부터 이란의 공격 가능성을 거론하며 “호르무즈해협에 갇힌 각국의 선박을 ‘해방’하기 위한 미군 작전에 한국도 동참해야 한다”고 압박한 점을 감안하면 우리 정부의 현지 상황 파악과 정보 수집이 다소 늦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는 이날 조사 결과 발표에 앞서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가 참석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실무위원회를 개최했다. 회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관계부처 간 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단은 당분간 현장에서 수거한 비행체 엔진 등 잔해를 정밀 분석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기종과 발사 주체 등을 규명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분석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는 불확실하다. 정부는 비행체 공격 주체가 이란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예단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또 피격 당시 나무호 인근에는 다른 선박들도 정박 중이었던 만큼 무차별 공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기뢰·어뢰에 의한 공격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박 대변인은 “나무호는 해수면보다 1~1.5m 높은 부분이 파손됐고, 파손 패턴과 반구형 관통 형상 등을 고려할 때 기뢰·어뢰에 의한 피격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나무호는 4일(현지 시간) 호르무즈해협에 정박 중 기관실 좌현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한국인 선원 6명을 포함해 총 24명이 승선하고 있었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후 나무호는 두바이항에 입항했으며 해수부 산하 해양안전심판원 조사관 3명과 소방청 감식 전문가 4명, 한국선급 현지 지부, HMM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정부합동조사단의 조사를 받아왔다.

추가 조사 결과는 한국의 해양자유연합(MFC) 참여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MFC는 미국 중부사령부가 주도하는 국제 연합체로 호르무즈해협 내 상선 통항 재개를 목표로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인 한국의 MFC 참여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만약 비행체가 이란제로 확인될 경우 미국의 참여 압박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박 대변인은 “이번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포함한 가능한 모든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며 “정부는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해 미국 등 관련국과도 긴밀히 소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가 10일 정부서울청사 외교부에 HMM 나무호 호르무즈해협 피격 사건 관련해 초치된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가 10일 정부서울청사 외교부에 HMM 나무호 호르무즈해협 피격 사건 관련해 초치된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외교부의 조사 결과 발표 직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찾은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는 이란 정부 입장과 관련한 질문에 “외교부에 물어보라”고만 답했다. 주한 이란대사관은 6일 공식 성명을 통해 “호르무즈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선박 피해 사건과 관련해 이란군이 연루됐다는 모든 의혹을 부인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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