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삼킴까지 읽는 ‘전자 피부’ 나왔다…UNIST 맥신 ‘초감각 센서’의 비밀
질소 농도 최적화로 온도·압력 민감도 3~4배 끌어올려
목·눈가·손목·신발 어디든…부착 위치별 생체신호 구별
전자피부·로봇 촉각 넘어 에너지·촉매 분야까지 활용 전망
입력2026-05-11 10:35
피부에 부착해 체온 변화는 물론 침 삼킴이나 기침 같은 아주 미세한 신체 움직임까지 정밀하게 감지하는 새로운 센서 소재가 탄생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 소속 김수현·권순용 교수 연구팀이 온도와 압력 자극을 동시에 인식하는 초고감도 ‘티타늄 탄질화물 기반 맥신(MXene)’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2차원 나노 물질인 맥신은 금속 원자층에 탄소나 질소가 겹겹이 쌓인 아코디언 같은 구조를 띤다. 얇고 유연할 뿐만 아니라 전기 전도성이 뛰어나 차세대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나 스마트 의류의 핵심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이번에 연구팀이 선보인 새로운 맥신(Ti₃CNTz)은 기존 질소 미포함 소재(Ti₃C₂Tx)와 비교해 온도와 압력 민감도가 각각 3배, 4배 이상 뛰어나다. 미세한 외부 자극에도 전기저항 값이 크게 반응해, 인체의 미세한 생체 신호를 기계가 더욱 뚜렷하게 읽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구진은 소재 내 질소의 농도를 최적화해 이러한 성능 향상을 이끌어냈다. 질소 원자가 특정 부위의 전자 밀도를 증가시키고 격자 진동을 증폭시켜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성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결과다. 또한 맥신 특유의 층상 구조가 물리적 내구성까지 높인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작동 원리를 밀도함수이론(DFT) 연산 및 방사광 엑스선 흡수 미세구조(XAFS) 분석을 통해 과학적으로 규명했다.
실제 이 소재를 적용한 센서는 목 부위에 부착했을 때 침 삼킴, 발성, 기침 등 성대의 미세한 진동 차이를 정확히 구별해 냈다. 더불어 눈가에 붙여 눈 깜빡임을 추적하거나 손목에서 맥박의 파동을 실시간으로 읽어냈으며, 신발 밑창에 부착할 경우 사용자의 걷는 습관까지 분석해 냈다.
접촉하지 않고도 체온을 측정할 수 있는 비접촉 감지 기능도 갖췄다. 센서에서 1~2㎜ 떨어진 곳에 손가락을 갖다 대기만 해도 체온을 인식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 플래시에서 뿜어져 나오는 미세한 적외선 열기까지 잡아낼 수 있다.
김수현 교수는 “압력과 온도를 동시에 정밀하게 측정하면서도 두 신호가 얽히는 간섭 현상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는 점은 향후 지능형 로봇의 전자 피부나 인간-기계 인터페이스(HMI) 기술 발전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존 탄화물 중심이던 맥신 연구의 범위를 질소가 포함된 탄질화물로 넓혀 나노 소재의 다양성을 확보했다”며,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를 넘어 에너지 저장장치, 촉매, 전자파 차단재 등 첨단 산업 전반에 걸쳐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NRF), 이노코어(InnoCORE)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4월 1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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