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호’ 피격…국민 안전·항행 자유 ‘외교 시험대’ 오른 정부
대한민국 국적선 나무호가 호르무즈해협에서 정박하던 중 외부 공격을 받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국민 안전과 항행 자유를 위한 정부의 외교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1일 기자간담회에서 “나무호 등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은 정당화되거나 용납될 수 없다”고 규탄했다. 다만 위 실장은 “미상의 비행체 2기가 나무호 선미 외판을 약 1분 간격으로 두 차례 타격했고 진동을 동반한 화염과 연기가 발생했다”면서도 “지금은 공격의 주체를 특정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박을 타격한) 비행체 관련 정보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시점에서 이란의 개입을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두 차례 공격이 짧은 간격을 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란 개입 가능성이 크다. 첫 번째 타격으로 선체 손상과 혼란을 유발한 뒤 두 번째 타격을 가해 선박의 항행 능력을 마비시킨 것은 의도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 만약 이번 나무호 사고가 이란 측 공격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 상당한 외교적 파장이 예상된다. 정부의 신속한 조사와 투명한 정보 공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는 국민 안전과 항행 자유 확보에 외교력을 총동원해야 한다. 두바이항으로 예인된 나무호를 제외하고도 지금 호르무즈해협에는 우리 선박 25척과 160여 명의 선원들이 두 달 넘도록 ‘사실상 인질’ 상태에 놓여 있다. 국제관습법상 호르무즈해협은 통행의 자유가 보장되는데도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외국 선박을 협상 지렛대로 악용했고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끌려 왔다.
더 큰 비극적 사태가 생기기 전에 대한민국 주권 침해 행위에는 ‘어떤 타협도 없다’는 결기를 분명히 보여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올 1월 동남아시아 스캠 범죄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을 건드리면 패가망신한다는 점을 보여 줘야 한다”고 언급한 것 이상의 단호함이 요구된다. 특히 이란 측에는 호르무즈해협에 갇힌 선박의 안전과 항행 자유를 강하게 촉구해야 한다. 나무호 피격이 이란의 소행으로 특정되면 미국이 추진 중인 ‘해양자유연합(MFC)’ 등 국제 공조 참여에도 적극 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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