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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이웃 위해 봉사했던 70대 여성, 마지막 순간도 생명 나눔

76세 김용분씨, 이대서울병원서 뇌사 장기기증

입력2026-05-12 11:13

기증자 김용분(왼쪽) 씨가 생전 남편과 함께 찍은 사진. 사진 제공=한국장기조직기증원
기증자 김용분(왼쪽) 씨가 생전 남편과 함께 찍은 사진. 사진 제공=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일평생 나눔을 실천했던 70대 여성이 생전 남편과의 약속대로 삶의 마지막 순간 2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났다.

12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3월 6일 이대서울병원에서 김용분(76) 씨가 뇌사 상태에서 간과 신장(콩팥)을 각각 기증해 2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김 씨는 1월 27일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이르렀다. 가족들은 생전 고인의 뜻에 따라 장기기증을 결심했다고 한다. 남편 오지환 씨는 “아내와 생전에 ‘우리가 세상 떠날 때 병든 사람들을 살리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뜻을 수차례 확인했다”며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기에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고 싶었던 아내의 선한 마음을 따랐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6남매 중 장녀로 태어난 김 씨는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학업을 뒤로 하고 일찍 생업에 뛰어들었다. 20대 중반에 남편 오 씨와 결혼해 3남매를 낳아 키웠고, 남편이 개척교회를 세워 25년간 목사의 길을 걷는 동안 묵묵히 곁을 지키며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했다.

유가족에 따르면 고인은 미용 기술을 배워 10여 년간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를 했고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해 이웃을 돌보는 데 앞장섰다.

남편 오 씨는 몇 년 전 해외에 사는 딸 부부가 과거 결혼식을 제대로 올리지 못했던 부모님을 위해 바닷가에서 작은 결혼식을 열어줬던 일을 아내와의 가장 행복했던 기억으로 꼽았다. 오 씨는 “못난 남편 만나 경제적으로 부족하게 지내 마음이 너무 아프고 애절해서 눈물만 난다”며 “여보, 꿈에서라도 한번 만나고 싶다. 나중에 천국에서 다시 만나자. 사랑한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평생 이웃을 위해 헌신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생명나눔으로 사랑의 온기를 남기신 김용분 님과 그 가족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며 ”기증자가 남긴 숭고한 뜻이 헛되지 않도록 생명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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