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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산촌, 지구를 살리는 먹거리 ‘숲푸드’

박은식 산림청장

입력2026-05-12 13:31

박은식 산림청장
박은식 산림청장

5월의 숲은 가장 향기로운 부엌이 된다. 산길을 걷다 보면 두릅 향이 코끝을 스치고, 취나물과 곤드레는 연둣빛 봄을 담아낸다. 어릴 적 봄나물을 무쳐 먹던 기억, 겨울이면 군밤 한 봉지를 손에 쥐고 추위를 녹이던 기억이 많은 국민들에게 남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 숲에서 자라 우리 식탁에 오르는 청정 임산물과 가공품을 우리는 ‘숲푸드’라고 부른다.

숲푸드는 결코 낯선 음식이 아니다. 향긋한 산나물과 버섯, 밤과 대추, 잣과 산양삼처럼 오래전부터 우리 곁에 있었던 먹거리들이다. 다만 이제는 흩어져 있던 우리 임산물의 가치를 국민들이 더 쉽고 친근하게 알 수 있도록 ‘숲푸드’라는 이름으로 함께 부르게 된 것이다. 숲푸드는 ‘나를 살리고, 지역을 살리고, 지구를 살리는’ 먹거리이다.

숲푸드는 나를 살리는 먹거리이다. 숲푸드가 주는 가장 큰 매력은 자연이 준 건강한 맛이다. 봄철 두릅 한 접시에는 제철의 향과 영양이 그대로 담겨 있고, 버섯과 견과류에는 숲이 오랜 시간 키워낸 깊은 풍미가 배어 있다. 두릅은 식이섬유와 비타민이 풍부해 예로부터 봄철 건강 먹거리로 사랑받아 왔고, 버섯과 밤 같은 임산물도 항산화와 면역 기능 등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최근 건강한 먹거리와 자연 친화적인 소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숲푸드를 찾는 국민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숲푸드는 지역을 살리는 먹거리이다. 청정 임산물을 소비하는 것은 우리 산촌을 살리는 지역 소멸 위기의 해법이 된다. 전국 108개 시·군에 포함된 468개 읍·면은 산촌으로 분류되어 있고, 지역주민과 임업인들은 산촌을 소중한 삶터이자 희망의 일터로 삼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산촌은 빠르게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산촌 지역의 90% 이상이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소멸 고위험 지역에 해당되는 것이 뼈아픈 현실이다. 숲푸드는 산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다. 국민이 숲푸드를 찾을수록 임업인의 소득이 늘어나고, 청년들이 산촌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기반도 넓어질 것이다.

숲푸드는 기후위기 시대에 지구를 살리는 먹거리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임산물은 숲을 훼손하지 않고 생산되며, 밤나무와 대추나무 같은 수실류 나무들은 열매를 맺는 동시에 자라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숲을 건강하게 유지하면서 먹거리를 생산하는 일은 결국 환경을 지키는 일과 연결된다. 우리가 숲푸드를 소비하는 작은 선택 하나가 숲을 살리고 지구를 지키는 데 보탬이 되는 이유다.

산림청은 우리 임산물을 국민 누구나 쉽게 알고 즐길 수 있도록 ‘숲푸드’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일상 속에서 숲푸드를 더욱 편리하게 접할 수 있도록 생산과 유통, 가공과 상품화를 지원하고 있으며, 지역 기반의 유통 활성화뿐만 아니라 대형 유통망과 연계한 판로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또한 다양한 축제와 체험행사를 통해 국민들이 숲푸드를 직접 맛보고 경험할 기회도 넓혀가고 있다.

숲푸드는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다.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하고, 산촌을 살리며, 숲과 지구를 지키는 지속가능한 선택이다. 산림청은 앞으로도 국민의 식탁에 더 많은 숲푸드가 오를 수 있도록 유통 혁신과 상품화 지원, 소비 기반 확대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숲에서 자란 건강한 먹거리가 국민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2026 우리 임산물 숲푸드 대축제’가 5월 13~1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다. 많은 국민들이 축제에 참여하여 숲이 키운 건강한 먹거리를 직접 맛보고 즐기며, 우리 숲과 산촌의 가치를 함께 느끼는 시간을 가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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