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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영업이익 15% 배분 영구 제도화” 고수, 삼성 성과급 협상 결렬 위기

중노위 사후조정 회의 이틀째 협상

성과급 제도화 놓고 노사 갈등 심화

영업익 특정 비율 배분 땐 사회 혼란

대기업은 성과급 투쟁, 중기는 소외

“노동시장 이중구조, 양극화 확대”

勞, 협상 결렬 땐 21일 총파업 돌입

입력2026-05-12 15:05

수정2026-05-12 23:51

삼성전자 노사는 12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회의에서 정부의 중재 하에 성과급 갈등을 둘러싼 마지막 협상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는 12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회의에서 정부의 중재 하에 성과급 갈등을 둘러싼 마지막 협상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노동위원회의 사후조정으로 이틀째 진행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 노사의 성과급 재협상이 결렬 수순을 밟고 있다. 사측은 경쟁사인 SK하이닉스(000660) 이상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반면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주는 제도를 영구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며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중노위의 사후조정이 빈손으로 끝나고 노조가 총파업 수순에 돌입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삼성전자와 노조에 따르면 노조 측은 성과급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일정 비율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방식으로 성과급 제도화를 요구하고 있다.

핵심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15%에 해당하는 금액을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이 제도를 통해 경영실적에 따른 변동성을 줄이고 직원들에게 안정적인 보수를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사측은 노조의 주장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신 기존의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기본연봉의 50%)를 유지하면서 초과 성과에 대해 추가적으로 보상하는 유연한 성과급 제도를 주장하고 있다.

특히 사측은 노조의 요구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도체 산업은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경기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다. 사측은 고정 비율 성과급 제도를 채택할 경우 업황이 둔화되거나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자본 운용에 큰 부담을 지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처럼 생산라인 1개당 60~70조 원 수준의 대규모 설비 투자를 해야 하는 기업이 영업이익의 15%를 무조건 성과급으로 지급하면 기업 경쟁력에 치명타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사측은 한 해의 실적이 반드시 조합원들의 1년치 성과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반도체는 새로운 라인의 생산계획부터 설계, 착공과 준공, 양산까지 약 5년이 걸린다. 이 과정에서 업황 역시 변화한다. 특정 연도의 성과는 경영진의 판단과 투자, 업황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라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의 주장대로 한 해의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15%를 성과급으로 주면 수년간의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 등의 성과와 무관한 임금 체계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사진 가운데)이 12일 9시 26분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청에 들어서고 있다. 이석진 기자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사진 가운데)이 12일 9시 26분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청에 들어서고 있다. 이석진 기자

정부 위원 역시 노조의 요구가 관철되면 한국 산업 전반의 임금체계가 극심한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하며 조정을 시도하고 있다. 영업이익의 특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고정하는 제도가 도입되면 사실상 성과급은 기본급에 산입된다. 이에 맞춰 수당과 퇴직금 등도 오르게 된다. 개별 기업들은 삼성전자의 사례에 맞춰 노조와 임금 및 단체협상을 새로 하거나 법적 소송에 휘말릴 위험도 있다.

또 삼성전자처럼 국내 대기업들이 영업이익의 고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주 체계를 도입하게 되면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중소기업과 협력사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미 카카오는 영업이익의 10%,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 LG유플러스는 30%, 현대차는 순이익의 30% 요구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임금 체계가 고착되면 대기업으로 인력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인력난을 겪는다. 또 임금 격차는 벌어져 사회 양극화가 극심해질 수 있다. 이로 인해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더욱 확산되면서 전체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사측의 입장에 공감하면서도 조합원들 다수가 요구하는 영업이익 15% 배분안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노사의 입장 차이가 커서 조정이 쉽지 않아 보인다”라며 “이날 노사가 합의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노조는 사후조정이 무산될 경우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오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진행하면 약 30조 원의 생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생산차질이 빚어지면 반도체 수출마저 줄어들면서 경제성장률 하향과 지역경제까지 악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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