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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정승’만 외친 첫 부산시장 후보 TV토론…정작 시민 삶은 없었다

네거티브·자화자찬 난무…민생·산업 위기 해법은 실종

“누가 이겼나” 공방만…부산 미래 비전 검증은 뒷전 지적

입력2026-05-13 07:00

12일 오후 부산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6·3 지방선거 부산시장 후보 TV 토론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후 부산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6·3 지방선거 부산시장 후보 TV 토론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첫 TV토론이 끝나자마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일제히 “우리가 이겼다”며 자평에 나섰다. 하지만 정작 시민들이 기대했던 민생·경제·산업 위기 해법은 실종된 채 상대를 향한 공세와 자기방어만 반복됐다는 비판이 지역사회에서 나온다. 부산 경제 침체와 관광·물류·제조업 위기, 청년 유출 같은 구조적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후보들이 ‘정치 공방’에만 몰두했다는 지적이다.

12일 부산MBC 초청으로 열린 첫 TV토론에서 전재수 후보와 박형준 후보는 시종일관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 그러나 토론 직후 양측 선거대책위원회가 내놓은 논평은 시민 평가보다는 서로의 ‘승리 선언’에 가까웠다.

전 후보 선대위는 “박 후보가 정책 경쟁보다 네거티브 공세에 집중했다”며 “부산의 미래 경쟁이 아니라 과거 공방으로 토론 수준을 낮췄다”고 비판했다. 이어 “시민들은 전 후보에게 첫 TV토론 판정승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박 후보 선대위는 “시작부터 끝까지 박 후보가 흐름을 주도했다”며 “성과·전문성·도덕성 우위를 동시에 확보했다”고 자평했다. 또 “준비된 행정가와 준비되지 않은 후보의 차이가 드러났다”며 전 후보를 정면 겨냥했다.

문제는 양측 모두 토론 직후 내놓은 메시지 상당 부분이 상대 후보 흠집내기와 자기 정당화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중동 전쟁 장기화 여파와 시민 체감도가 높은 물가 상승, 지역 제조업 침체, 자영업 위기, 청년 인구 유출, 가덕도신공항 이후 성장 전략 등 핵심 현안은 토론 이후 논평 과정에서조차 후순위로 밀려났다.

특히 두 후보 모두 상대의 도덕성과 자질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었지만, 정작 시민들이 궁금해하는 ‘그래서 부산 경제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실행 로드맵은 선명하게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대를 향해 ‘거짓’과 ‘무능’을 반복적으로 거론했지만, 시민 삶을 바꿀 정책 경쟁은 상대적으로 빈약했다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토론이 사실상 지지층 결집용 공방에 머물렀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지역 정가 관계자는 “양측 모두 자신의 지지층에는 박수를 받을 수 있겠지만, 부동층 시민 입장에서는 누가 부산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지보다 서로 공격하는 모습만 더 강하게 남았을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시민이 빠진 토론이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부산은 복합 위기 국면에 놓여 있다. 외부 영향이 큰 지역 특성 상 고물가와 소비 침체로 자영업 폐업이 늘고 있고, 제조업 경쟁력 약화와 청년 유출 문제도 심각하다. 해양·물류·관광 산업 재편과 북항 재개발, 글로벌 허브도시 전략 같은 대형 과제 역시 실질적 성과를 요구받고 있다. 하지만 이날 토론은 이 같은 도시 생존 전략을 놓고 치열하게 검증하는 무대라기보다는, 상대의 약점을 부각시키는 정치 공방의 성격이 더 짙었다는 평가다.

결국 첫 TV토론 이후 남은 것은 “누가 이겼느냐”를 둘러싼 양 진영의 자화자찬뿐이라는 냉소가 커지고 있다. 부산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판정승 논란’이 아니라 침체된 도시의 방향을 바꿀 ‘실질적 해법’이라는 점에서 남은 선거 기간만큼은 보다 밀도 있는 정책 경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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