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PF 털기 쉽지 않네…착공 전 사업장 200곳 육박
공개 매각 사업장 28% 증가
착공 전 브릿지론 사업장 누적
저축은행·상호금융 부담 지속
입력2026-05-13 14:05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정리를 위해 공개 매각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지만 정리 속도보다 신규 부실 유입 속도가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이 관여한 사업장이 상당수를 차지하면서 비은행권 PF 부담이 장기화하는 모습이다.
13일 PF 정보 공개 플랫폼에 게시된 ‘매각 추진 사업장 현황 리스트’를 분석한 결과 올해 4월 말 기준 공개 사업장은 249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공개된 195곳과 비교하면 약 1년 3개월여 만에 50여곳, 27.7% 증가한 수치다. 사업장 감정평가액 합산 규모 역시 같은 기간 약 6조원 수준에서 10조원 수준으로 늘었다.
PF 정보 공개 플랫폼은 금융당국이 지난해 1월부터 운영 중인 PF 부실 사업장 매각 시스템이다. 금융권이 부실 우려 사업장을 플랫폼에 공개하면 투자자들이 사업 정보를 확인한 뒤 인수 여부를 검토하는 구조다. 사업장 기본정보와 인허가 현황, 매각 진행 상황 등이 공개된다.
하지만 플랫폼 운영에도 불구하고 사업장 정리보다 신규 부실 누적 속도가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와 미분양 우려로 사업성이 악화하면서 매수 수요가 위축된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기존 사업장들이 장기간 매물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신규 부실까지 추가되며 공개 매각 리스트가 계속 불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착공 이전 단계 사업장도 계속 늘고 있다. 지난해 1월 143곳이었던 착공 전 사업장은 올해 4월 190곳을 웃돌았다. 인허가만 마친 뒤 본PF 전환에 실패해 브릿지론 단계에서 멈춘 사업장이 누적되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착공 이전 단계 사업장의 경우 토지 매입 이후 금융비용 부담이 계속 발생하는 만큼 사업성 회복 가능성이 더 낮다”고 설명했다.
업권별로는 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지역농협 등 상호금융권이 관여한 사업장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증권·NH투자증권 등 증권사들도 일부 대형 사업장을 매각 중이지만 지방 중소형 사업장에서는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 익스포져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지역농협 관련 사업장이 50곳 이상으로 가장 많았고 새마을금고와 저축은행도 각각 40곳 안팎, 30곳 이상으로 집계됐다.
금융권에서는 공개 플랫폼만으로는 PF 부실 정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매수자 입장에서는 분양시장 회복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PF 사업장을 공격적으로 인수하기 쉽지 않다”며 “결국 사업성 재평가와 가격 조정이 병행되지 않으면 플랫폼에 사업장이 계속 쌓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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