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조금 문턱 낮아진다…테슬라·BYD 지원 받을 듯
■지급 기준 대폭 수정
수입차 차별 논란에 韓 유리한 항목 삭제
커트라인도 80→60…해외 업체도 혜택
국내 공급망 기여하면 가장 높은 배점
입력2026-05-13 15:39
수정2026-05-14 08:31
지면 8면
테슬라와 비야디(BYD) 등 외국 전기차를 차별한다는 논란이 일었던 전기차 보조금 사업자 기준이 대폭 수정됐다. 기업 신용등급과 국내 특허 등 우리나라 기업들에만 유리한 항목들은 삭제됐고 커트라인 점수도 80점에서 60점으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테슬라 등 해외 업체들의 보조금 문턱이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3일 이 같은 내용의 ‘전기차 보급 사업 수행자 선정 평가 기준’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차량의 성능이 아닌 자동차 제조사 역량을 평가해 보조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가 항목은 △기술개발 역량(10점) △공급망 기여도(40점) △환경정책 대응(15점) △사후 관리, 지속성(20점) △안전 관리(15점)로 구성돼 있다. 정부는 다음 달 중 제작사 평가를 실시한 뒤 7월 1일부터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평가를 통해 보조금 지급 대상이 되더라도 주행거리 등 모델별 성능에 따라 지급 최대액이 달라지는 기존 제도는 그대로 유지된다.
가장 배점이 높은 공급망 기여도 부문은 국내에 제조 사업장을 운영하거나 국산 부품을 활용해야 점수를 획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환경정책 대응과 사후 관리, 지속성 부문에서도 국내에 폐배터리 순환 체계를 갖추거나 정비 인프라를 늘릴수록 점수가 높아지는 구조다. 국내에서 차체와 핵심 부품을 조달하는 국산 전기차 제조사들은 무난히 통과 기준을 만족할 것으로 보인다.
국산 전기차의 가장 큰 경쟁자인 테슬라도 보조금 지급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테슬라는 국산 배터리팩을 사용하는 데다 안전 성능이 우수하고 폐배터리 순환 체계도 고도화된 편이라 중국 제조사보다 점수를 더 받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비 인프라 등 일부 항목만 개선하면 테슬라가 60점을 넘길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테슬라가 보조금 가시권에 들어온 것은 정부의 평가 기준이 초안에 비해 완화됐기 때문이다. 당초 기후부는 80점을 통과 기준으로 하는 평가 기준을 제시했다. 총점의 60%가 정성평가 항목인 데다 기업 신용평가등급, 국내 특허 출원, 직영 서비스 센터 구축 여부 등을 평가 항목에 포함해 수입 업체에 지나치게 불리하고 소비자 선택을 제한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기후부는 통과 기준을 60점으로 낮추고 항목별 평가 기준을 명시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완화했다.
BYD를 포함한 중국산 전기차들은 당장은 커트라인 점수를 넘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체 세부항목의 대부분이 정량 평가여서 기준에 맞춰 국내 고용과 인프라 투자를 확대할 경우 보조금 수급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 기후부 관계자는 “특정 업체를 배제하기 위한 기준은 아니다”면서도 “필요하다면 매년 세부 평가 항목을 조금씩 개선해나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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