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모녀 참변 유족 “한국은 음주운전 처벌 너무 가벼워”
日 관광객 모녀 쳐 1명 숨지게 한 운전자 징역 5년
美 워싱턴주, 음주운전 사망사고 내면 1급 살인죄 적용
말레이시아는 음주운전 적발시 수감···배우자도 감옥행
“음주운전은 불의의 사고 아닌 예상할 수 있는 사고”
입력2026-05-14 06:00
수정2026-05-14 06:00
음주운전을 하다 일본인 관광객 모녀를 쳐 1명을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자 일본인 유족은 한국의 약한 처벌을 지적했다.
13일 일본 TBS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유족은 판결 직후 인터뷰에서 “한국에서는 음주운전 형벌이 너무 가볍다. 음주운전이 일상화돼 있는 것은 비정상이라고 느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이성열 판사는 12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 혐의로 기소된 서모 씨에 대해 징역 5년을 선고하고 압수된 테슬라 차량 1대를 몰수하라고 명령했다.
이 판사는 “서 씨는 신호를 위반해 좌회전하면서 보행 신호에 따라 길을 건너던 외국인 관광객 모녀를 들이받아 한 명이 사망하는 등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서 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합의금과 사망한 피해자에 대한 운구 및 장례 비용을 지급하는 등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 등을 양형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서 씨는 지난해 11월 2일 오후 10시쯤 음주 상태로 운전을 하다 서울 종로구 동대문역 인근 흥인지문사거리 인도 방향으로 돌진해 횡단보도를 건너던 일본인 모녀를 들이받았다. 당시 서 씨는 소주 3병 가량을 마신 채 면허 취소 기준(혈중알코올농도 0.08%)을 넘긴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고로 어머니인 50대 일본인 여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고, 30대 딸은 무릎 골절과 이마 열상 등을 입었다.
일본인 모녀 사고 발생 전인 지난해 10월 25일에는 서울 강남에서 한국계 캐나다인 30대 남성이 만취 운전 차량에 치어 숨졌다. 사고 당시 음주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 역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음주운전 단속 건수는 2024년 11만8874건이다. 또 음주운전 사고 건수는 1만 1307건으로 일본의 6배에 달했다.
그 동안 일본을 비롯해 해외 언론들은 음주운전에 대한 한국의 낮은 처벌을 지적해왔다. 아사히TV 등 일본 언론은 “한국은 음주운전 단속은 강하게 하지만 처벌은 매우 약하다”고 보도했고,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한국에서 음주운전은 처벌이 관대한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등의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외국은 음주운전에 관용을 베풀지 않는다. 미국·호주·독일 등은 음주운전자에 대해 평생 면허취소를 할 수 있다. 특히 미국 워싱턴주는 음주운전 사망 사고 시 1급 살인죄를 적용해 최대 무기징역과 한화 6000만 원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한다. 말레이시아는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되면 운전자는 바로 수감되고 기혼자일 경우 배우자도 함께 감옥에 간다. 일본은 음주운전자뿐 아니라 주류 제공자와 차량 제공자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된다.
흔히들 음주운전을 ‘불의의 사고’라고 말하고 일부 언론에서도 이 같은 표현을 쓰기도 한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음주운전 사고는 절대 불의의 사고가 아닌 ‘예고된 사고’”라며 “불의의 사고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것을 말하지만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는 순간 사고 발생은 당연히 예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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