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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 韓 의료·복지 위기 해결”…국가 차원 ‘역노화 프로젝트’ 추진

■오두병 생명연 노화연구소장

생체회복 탄력성 데이터 구축해

‘K역노화 토털솔루션’ 내년 돌입

생산성 유지·사회비용 절감 기대

골다공증 등 치료 후보물질 개발

간 노화 조기진단 플랫폼 성과도

입력2026-05-13 17:48

지면 14면
오두병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노화연구소장. 사진제공=오두병 소장
오두병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노화연구소장. 사진제공=오두병 소장

“노인의 회복력을 되살리는 것이 역노화 연구의 출발점입니다. 세포 수준을 넘어 인간 개체 수준에서 임상 연구까지 포함하는 전 주기 노화 연구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오두병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노화연구소장은 12일 서울경제신문 인터뷰에서 “노화 연구야말로 장기 인프라를 보유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해야 할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오 소장은 “단기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 기업이나 개별 교수 연구실에서는 세포·조직 수준의 연구에 그치기 쉽다”며 “살아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까지 연결되는 노화의 전 주기 연구는 장기 인프라를 갖춘 출연연이 담당해야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노화연구소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의 의료·복지 위기를 과학으로 해결한다는 목표로 지난해 9월 개소했다. 연구소는 이미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 2025년 대표 성과는 양용열·권기선 노화융합연구 박사팀의 CLCF1 연구다. 양 박사팀은 운동 시 근육에서 분비되는 단백질 CLCF1이 근육과 뼈의 노화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규명해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했다. 젊은 사람은 운동 한 번만으로도 이 단백질이 뚜렷이 증가하지만 노인은 12주 이상 꾸준히 운동해야만 다시 늘어난다. 해당 연구는 이미 근감소증과 골다공증을 동시에 겨냥하는 치료 후보물질 개발 기술로 확대돼 특허 출원이 완료됐고 기술이전도 진행 중이다. 오 소장은 해당 연구에 대해 “어르신들이 낙상 한 번 하고 고관절이 골절되면 병실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돌아가시는 경우가 많다”며 “거동이 어려운 분들에게도 약을 투여해 운동 효과를 낼 수 있는 후보물질”이라고 설명했다.

김천아 박사팀은 간 섬유화 미세환경을 단일세포 수준에서 분석하는 ‘FiNi-Seq’ 기술을 개발해 네이처 계열 전문 학술지 ‘네이처 에이징’에 발표했다. 간 조직 안에서 노화가 처음 시작되는 국소 병소를 조기에 포착하는 플랫폼 기술로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되기 전 단계에서 치료 타깃을 설정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노화연구소의 다양한 연구 방향은 한마디로 ‘무병장수’다. 오 소장은 “기대수명이 아니라 건강수명 연장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인의 기대수명과 건강수명 격차는 약 18년이다. 오래 살수록 그만큼 긴 시간을 질병과 함께 보낸다는 의미다. 이 같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명연은 2027년 착수를 목표로 ‘K역노화 토털솔루션 개발’을 구상하고 있다. 핵심 개념은 ‘생체회복탄력성(BioResilience)’ 복원이다. 오 소장은 “젊은 사람들은 코로나에 걸리거나 수술을 받아도 빨리 회복하지만 노인들은 회복이 어렵다”며 “떨어진 회복력을 복원해서 노인들도 건강하게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비전”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은 면역·대사·운동 세 축을 하나의 개념으로 통합하고 인공지능(AI) 기반 경량 특화 모델을 연구 도구로 활용할 방침이다.

여기에는 생체회복탄력성 지표 ‘K-BRI(Korean BioResilience Index)’ 개발도 목표에 포함돼 있다. K-BRI는 ‘몸의 회복력 성적표’에 가깝다. 주민등록상 나이가 아니라 감염이나 수술·낙상 뒤에도 몸이 얼마나 빨리 회복할 수 있는지를 한국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숫자로 보여주는 지표다. 생명연은 이를 통해 노인의 회복력 저하를 조기에 찾아내고 운동·영양·면역·대사 치료를 맞춤형으로 적용하는 역노화 전략을 세우겠다는 목표다.

이 같은 노화 솔루션 개발은 근본적으로 국가 재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오 소장은 “노화를 제어해 건강수명이 늘어나면 개인의 삶의 질이 높아질 뿐 아니라 노동생산성 유지와 사회적 돌봄 비용 절감이라는 경제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역노화 연구가 개인의 건강을 넘어 국가 재정 위기를 완화하는 해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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