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취업자 7만명대, ‘2.5% 성장’ 전망에도 웃을 수 없어
입력2026-05-13 17:58
수정2026-05-14 02:30
지면 31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3일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끌어올렸다. 불과 3개월 전 전망보다 0.6%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국책연구기관인 KDI의 전망은 그나마 보수적인 편이다. 금융연구원은 2.1%였던 종전 전망을 2.8%로 높여 잡았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JP모건과 씨티은행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이 3%에 달할 것으로 봤다. 반도체 수출에 힘입어 1분기 성장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2개국 중 가장 높은 1.7%로 뛰자 이란 전쟁의 악영향도 반도체 슈퍼사이클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해졌다.
반도체라는 특정 산업의 호황이 경기 지표를 달구고 있지만 고용시장에는 찬바람이 거세다. 부쩍 높아진 성장률 눈높이에도 웃을 수 없는 이유다. 이날 국가데이터처는 4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7만 4000명 늘었다고 발표했다. 취업자 수가 5만 2000명 감소했던 2024년 12월 이후 16개월 만에 최소치다. 특히 제조업 취업자 수가 22개월 연속 줄어든 것에 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 경제가 반도체 독주만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기 회복의 기반을 넓히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인공지능(AI) 보급 등의 여파로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 일자리가 급감한 것도 우려스럽다.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청년층은 혹독한 ‘고용 빙하기’에 갇힌 상태다. 15~29세 취업자 수는 19만 4000명 줄어 금융위기 이후 최장 기간인 4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고용 유발 효과가 낮은 반도체에 의존하는 성장의 과실은 소수의 산업 종사자들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대로 취약한 경제구조가 굳어지면 ‘고용 없는 성장’과 ‘K자형 양극화’의 그늘은 더 짙어질 수 있다. 반도체 ‘외날개’가 지속적 경제성장을 담보할 수도 없다. 우리 경제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동반하는 성장세를 이어 가려면 균형 잡힌 산업 생태계를 회복하고 반도체를 이을 신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급선무다. 노동시장을 유연화하고 이중 구조를 해소하는 개혁을 통해 기업의 채용 부담을 덜어주고 인력 수급 미스매칭을 해소하는 것은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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